brunch

미안하다 한마디면 끝나나요

by 잡초

막내가 책 읽어 달라며 쪼르르 달려왔다. 아들들은 청소년자율공간에서 두 시간째 게임 중이었고 나와 막내는 아들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지도자란..."

"지혜로운 리더가 이끄는 무리는 번영하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는... 멸망하고 말지요."

여기까지 읽는데 아이는 재미없다며 책을 덮어버렸다.


계엄령 선포한 지 이틀 만에 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딱 2분짜리. 마지막엔 미소도 띠었다. 앞엔 기자들도 앉아있었지만 질문은 받지 않았다. 국민을 더 기만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여당의 뜻에 따르겠다"

이후 치러진 탄핵소추안 투표에서 국민의 힘은 투표권행사를 거부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리더이길 포기했는데, 본인들의 거취에 눈이 먼 국회의원들이 나라의 존폐위기는 생각지도 않고 방조,방임하고 있었다.



무조건적으로 윤석열을 지지한 친정 엄마랑 통화하며 슬쩍 흘려봤다.

"앞으로는 대통령 잘 뽑아야겠지요?" (나)

"오죽했으면 그랬겠냐"(엄마)

박근혜지지자인 울 엄마다운 대답이었다.


어제는 여당 대표 한동훈과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했다. 대통령은 조기퇴진 시킬 거니, 잠깐 기다려보란 내용이었다. 물론 기자들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일방적인 통고 하면 국민들이 수긍할 거라 생각했나 보다. 더 답답함을 느끼는 건 나뿐일까?


지도자에 따라 한 무리가 멸망할 수 있다는 어린이 도서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밤중의 날벼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