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짜증 나
부서에서 직원들에게 연말 선물로 5천 원짜리 스벅카드를 돌렸다. 5천 원권을 팀원 7명이서 사다리 타기로 한 사람에게 몰빵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내가 대뜸, 며칠 전 부서 송년회에서 행운권 당첨으로 3만 원권 스벅 카드를 받으신 차장님께,
"차장님 당첨된 카드도 같이 얹어서 사다리 타기 하시죠" 웃으며 넌지시 농담을 건넸다. (차장님은 며칠 전, 인당 1만 원씩 나누어준 다른 스벅카드를 사다리 타기 해서 5만 권을 이미 챙기셨기에, 총 스벅카드가 8만 원 득템 한 상황이었다)
잡초과장이 뭔데, 내가 받은 행운권을 그렇게 하라 마라 말해요? 완전 짜증 나요"
순간 사무실에 정적이 흘렀다. 무안함은 온전히 내 몫이었다. 쪽팔려서 얼굴이 후끈거렸다.
내가 말을 너무 막 했나?. 평소엔 내가 사무실에 커피도 자주 돌리고 차장님께는 밥도 여러 번 샀는데. 재밌자고 한 농담에 화를 내시니 그동안 내가 너무 바보같이 지냈구나 싶었다.
욕을 얻어먹어 배가 부른 나머지, 지금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굶고 일만 하는 중이다.
정신 좀 차리자.
개념도 차리자.
혼자 친하다고 오지랖 부리지 말고 입 다물고 일만 하자, 잡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