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라고 달라질 줄 알았느냐
요즘 머리가 너무 아파, 허리를 굽혔다 일어나면 머리가 심하게 무겁고 속이 울렁거린다.
오른쪽 머리만 마비가 오는 것 같아 인터넷에 찾아보니 목디스크 일종이라는 말이 있다. 오른쪽 어깨 통증이 허리와 머리로 퍼져나간 듯했다.
일에 집중한다는 핑계로 하루 4잔씩 섭취하는 커피는 올해부터 끊자. 요실금으로 밤마다 깨서 새벽 1시에 화장실을 다녀와야 하는데 그때 절대 휴대폰을 하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다. 폰을 잡으면 날이 밝을때까지 뜬눈으로 지새길 매일 반복했다. 이런 생활이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켰고 두통의 원인인 듯해, 새해부터는 새롭게 살아야지 다짐했건만 하루도 못지키고 어김없이 커피와 폰을 들었다.
1.1 새해라고 다를쏘냐, 변화되지 않은 나의 모습에 아주 많이 우울해졌다. 남편에게 나는 승진도 못하고 아이들만 키우느라 바보가 되었다는 말을 했다가 부부싸움을 했다. 아이들이 잘 크면 되지 않냐는 말과 동시에, 4학년 첫째가 수학시험지를 들고 왔다. 도형 단원평가였는데 오각형을 그리라는 문제에서 팔각형을 그려 틀렸고 대각선이 수직을 이루는 도형을 찾으라고 했는데 평행사변형을 골라 틀렸다. 20개 중 4문제를 틀린 시험지를 보고 '이래도 아이를 잘 키웠다고?'라고 묻는 나의 눈빛을 재빨리 눈치챈 남편이, "선행하는 것도 아닌데 4학년 현행을 어려워하면 어떡하냐!" 하며 호통쳤다. 연초부터 싸우니 서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새해부터 싸우고 새해부터 아이에게 화내고 새해부터 다짐(커피, 새벽 휴대폰)을 어기니 불안한 출발이지만, 액땜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이니, 새롭게 시작하면 되지 않겠어?라는 호기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