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지 않고 쓰는 휴가가 기업의 평점에 미치는 영향...
눈치,
남의 마음이나 뜻을 그때그때의 상황으로 미루어 얼른 알아차리는 힘.
잡플래닛에서 기업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장점과 단점에 동시에 나오는 특이한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단점에서야 그렇다 하지만, 장점에서 눈치가 동시에 나올 때는 꼭 이 단어가 함께 합니다. 바로 '휴가'인데요. 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다는 것이 전체를 대변할 수 없고, 팀/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성원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더 확장해 보면 개인에게 주어진 권한, 권리를 마음대로 쓸 수 있을 때 회사에 대한 만족감이 가장 높다고 생각할 수 있죠. 연차를 마음껏 쓴다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강도 높은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강요하는 정책과 보수적인 기업문화가 상당수인 우리네 기업의 여건상 자신의 목소리, 행동을 쉽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가요?
휴가 사용 시 윗사람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아도 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 계신가요? 사실 휴가를 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는 이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이유야 무엇이 되었든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면 '눈치'를 보게 되고, 휴가 사용에 실패했을 때 스트레스 혹은 거절당했을 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또 사실을 알린과 동시에 길면 길수록 나의 일을 대신해 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도 불편한 일 중 하나인 것이죠. 그래서 휴가를 쓰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개인과 타인의 관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죽을 듯 일하고, 한 달씩 쉬라고도 하지만... 이런 글의 댓글엔 늘 '책상은 없을 거야..'라는 말이 달리곤 합니다. 직장인의 휴가가 절실한 만큼,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 있죠. 이미 문화가 된 것이고, 당연한 사회 분위기가 되어버린 탓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고 속 복지를 보면 '휴가를 자유롭게, 반반차 사용가능, 장기 근속자 1개월 유급휴가' 같은 것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얼마나 쉬는 것이 눈치 보이고, 어려운 일인지 기업의 복지, 기업 문화로 내세우는 이유기도 합니다.
잘 쉬어야, 일도 잘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책상에 하루종일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엄청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쉴 때 잘 쉬어야 하고, 원할 때 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원할 때 잘 쉴 수 있도록 배려... 아니 쉴 수 있도록 허락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맞습니다. 기업의 장단점 주요 키워드에 있는 '눈치'는 기업의 평점 자체를 올리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다'는 전현직 직원들의 장점이 '그게 뭐야!'로 웃어넘길 것이 아니라...'이런 게 장점일 정도야?'라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이유입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회사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