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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이대표 Jun 15. 2023

핸들러 사고 난 이야기... 플랫폼 노동자는 안전한가?

플랫폼 노동자,

쿠팡이츠 같은 곳에 자율적으로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죠. 짬날 때마다, 부업으로 핸들러를 통해서 탁송일을 하고 있기도 한데요. 소소하게 용돈벌이 정도는 되다 보니 아이들이 학교 간 사이 시간을 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무사고였는데,

얼마 전 접촉사고가 났네요.


사고 처리나 사람이 다치거나 하진 않았는데... 제 과실이 100%라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으며... 차사고 때 내는 자기 부담금을 일정 금액 지불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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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런 플랫폼 노동자의 위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엄청 위험하게 요리조리 운전하는 라이더 분들에 대한 이슈가 연일 나오죠. 그런 운전 과정에 이유를 들어보면 하는 만큼 매출이 나다 보니 한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위험한 것은 사실인데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고 나면 며칠 일당이 날아가고, 일도 못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이는 어떤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인데요. 탁송, 대리운전 등 몸으로 뛰는 분들에겐 매출과 리스크가 항상 공존하죠. 그래서 다소 위험하고 피곤하지만 잠자는 시간을 쪼개어하시는 분들이 많죠. 그러다 저처럼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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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의 외주화

사고는 어디나 존재합니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저처럼 운전을 부업으로 하면 '사고 위험'도 배로 증가하겠죠. 그러다 사고가 나면 '자기 부담금'을 내게 되는데... 저의 경우 한 달 벌이 한 것을 고스란히 갖다 내어야 합니다. 이걸 또 갚기 위해서 할 테고, 그 리스크는 오히려 커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직원이 다쳤을 때 기회비용 대비, 플랫폼 노동자를 통해 기회비용을 이전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게 사실입니다. 이를 '위험의 외주화'라는 기존 단어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는 생각인데요. 외주를 줘서 적은 금액으로 회사의 리스크를 떠넘기는 것이죠. 때론 사람이 죽기도 하고, 다치기도 합니다.


사회적 문제다 뭐다 하지만... 개선될 여지는 없어 보이는 것도 현실이고요.


플랫폼 노동자는 이런 위험의 외주화 극단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대의 매출을 내기 위해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긴 하나..) 리스크를 감내하는 것이죠. 오토바이로만 하루 100km 이상씩, 하루 몇 시간씩 배달을 해서 매출과 위험을 맞바꾸면... 대기업 초봉 수준의 월급을 가져가기도 합니다.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일 (대리/탁송 등등) 은 어차피 시간과 인력의 한계 때문에 시급 2만 원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듯합니다. 연속해서 일이 있어야 이 금액도 올라가는 것이고요. 쉬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다 따져가면 결국 손에 남는 것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죠.


그렇게 플랫폼 노동자에게 외주화 된 위험이 실현되거나, 발생하면.... 금액 이상의 손해가 개인에게 가게 됩니다. 몸이라도 다치면 오히려 더 마이너스가 되죠.



플랫폼 노동

이런 일은 더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보기에야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으고, 처음 하면 일당이 엄청나다고 광고를 하지만.... 초기를 제외하면 이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없어지지 않을 일이면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정치인과 정부가 법으로 테두리를 만들기 시작했죠. 부업으로 이만한 게 없다고 홍보하지만, 정작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일어나는 순간까지 알지 못합니다.


몸을 쓰는 일이 더 보수가 높은 외국의 여러 사례에 못 미치는 이런 것들이 이번 사고로 더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플랫폼 노동자 및 비슷한 노동을 하는 분들의 수가 만만치 않고, 집계도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 위험의 외주화 자체가 너무 당연한 듯 여겨지는 일이었습니다.



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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