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없다고, 정산도 마음대로면 안되겠죠?
강의를 하다 보면 강사료가 늦어질 때가 있습니다.
작년인가 강의를 하다 대략 30만원 내외의 금액을 모 업체로부터 수 개월 후에 받은 적이 있습니다. 발주처 - 업체 그리고 강사에게 금액이 올 때까지 걸린 시간이죠. 그 과정에 '왜 안주지?' 라는 생각을 수없이 하다, 문의해보니... 뻔하게도 '발주처에서 입금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그건 본인들 사정이죠.)
정확한 예는 아니지만, 쿠팡에서 물건을 샀다고 쳐봅시다. 물건을 산 고객이 중간에 환불을 하면, '카드사에서 돈을 주면 받아서 드릴게요'라고 하지 않죠.
1,000만원짜리 강의를 수주 받아서 진행을 하고,
500만원을 강사료로 지급이 확정되는 경우 업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빚을 내서라도 강사료 500만원은 미리 마련해 두고, 정산 시점에 이 빚을 청산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통의 기업은 이런 돈을 떼일까봐서 여신한도를 설정하기도 합니다. '너는 100만원 매출만 가능해'라고 말이죠. 그 이상인 경우, 처음 제품을 판다면 '보험'을 들기도 합니다. 누군가 돈을 주지 않을때를 대비해 리스크를 헷징할 방법을 두는 것이죠.
강사로 돌아오면 강의는 곧 매출입니다. 매출 정산이 현금이 돌지 않으면 강사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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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강의를 소개 받으면서 뒤 늦게 소개해주신 분이 알려주시기를.... 해당 업체의 정산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많게는 5개월까지.... 대학에서 그리고 회사로, 회사에서 강사로 이어지는 정산의 과정이 위의 경험처럼 늦어진다는 것이죠. 그리고 금액도 큰편이어서 문의를 하였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2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답변이 돌아 왔습니다. (정산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는 것이죠.)
금액 때문에 포기하기 아쉬운건 사실이나, 이 때문에 신경쓸 것과 또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정산이 늦어진다는 것은 저에게 큰 부담이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언제 정산이 되나요?' 라는 질문에,
해당 사업의 마감은 9월이고, 이후 최종 보고서를 거쳐 10월초로 정산이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후 통상 회사가 10월 정산을 11월 10일에 처리함으로 송구스럽게도 오늘부터 4개월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이정도의 스케줄을 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거죠.
기본적 프로세스나 계획도 없이, 계약서도 없는 강의 진행건의 정산을 막연히 기다리라는 것... 프리랜서 강사에겐 하지 못할 짓이라 생각합니다. 금액의 경중을 떠나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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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당연한 정산 방식 같지만... 사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굉장히 이기적인 포인트가 아닌가 싶고. 강사 입장에선 피말리는 정산일정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돈을 벌어 회사가 갖고, 쓰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죠. 직원의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는 것 처럼, 또 하나의 고객과 시장에서 본인들의 평판이 전해질 강사들에게 정산이란 이처럼 절박하고, 중요한 것임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정산해주려 하시거나, 일정을 잘 지켜주시는 많은 발주처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건 저만 잘하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