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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 썼나요?

취준생 자소서 쓰기 양과 질의 갈림길에서 던지는 질문

by 이대표

취업 컨설팅을 받으러 가면,

자소서 작성에 대해 양적으로 많이 써야 한다고 안내를 받곤 할 겁니다.



물론 양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취업을 시작한 지 3개월이 되었는데, 10개 내외로 썼다면 (졸업자인 경우) 적게 썼으니 더 써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써보지 못한 그들이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은 일단 많이 쓰며 '자소서'에 적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이 써야 항목별 유사도에 따라 소재를 활용하거나, 글자 수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이는 글쓰기를 잘하는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많이 쓰는 것, 글쓰기의 첫 번째 원칙이니까요.



하지만 질도 중요합니다.

100개의 자소서를 3개월 동안 썼다면, 그리고 합격이 잘 되지 않았다면 자소서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냥 많이 써야 한다고 하는 말에 현혹되어 계속 이 짓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직무 선택이 잘못되었거나, 복붙을 했거나 등등 무언가 양적으로 덤비는 것 외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죠. 그것을 점검하지 않고 한다면 계속 좌절만 맛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양과 질을 적정히 따져가며 지원하는 것이 취업 초기의 실패를 줄이고, 자신감을 높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몇 가지 자소서 작성에 원칙을 세우고 실천해 갑니다.


1. 마감이 가까운 공고는 쓰지 않는다. 내 것이 아니다.

2. 매일 퇴고한다. 많이 쓰고, 보는 수밖에 없다.

3. 글쓰기 과정을 제대로 한다. 걷지도 못하는데 뛸 수 없지 않은가.



#마감이 내일인 공고는 내 것이 아니다.

마감일이 내일입니다. 만약 CJ라면 여러분은 이 자소서를 쓸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 같습니다. 자소서 컨설팅을 하는 곳이라면 써야 한다고 하겠지만, 저는 권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평소 어느 정도의 글을 쓰시나요?


취준생의 대부분은 긴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루 몇 백자를 쓰는 경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좋은 글의 결과가 나온다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종의 무모한 도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수 천자를 요구하는 대기업의 자소서의 경우 주어진 지원 기간 전체를 활용하더라도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 만에 쓴다는 것은 무리이지요.


그래서 급한 자소서보다 '시작하는 자소서'를 쓸 것을 권해드립니다.


취준생이라면 공고를 보는 일은 일상일 것입니다. 공고를 어느 날 문득 봤기 때문에 내일 마감인 공고를 보는 것이죠. 그래서 시작하는 일정에 있는 공고를 보는 목적 + 일상으로 공고 검색을 해야 합니다. 꾸준히 정기적으로 메일링 서비스를 받아 체크하고, 관심기업의 공고도 별도로 챙겨봐야 합니다. 그래야 급하게 쓰는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지요. 즉, 오늘 마감인 것을 쓴다는 것은 평소 공고를 잘 보지 않았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매일 관심을 가지고 공고를 보세요.




#매일 퇴고한다

매일 퇴고한다는 것은 많이 쓰고, 보고, 고친다는 말입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실력을 늘리는 방법은 많이 쓰는 것입니다. 유시민 샘의 글쓰기에 대한 얘기에서도 그렇지만 글 쓰는 것은 운동과 같습니다. 그래서 많이, 자주, 목표를 가지고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매일의 퇴고도 필요합니다.


밤에 쓴 글을 아침에 읽으면 닭살이 돋을 때가 있습니다. 감성이 풍부해지는 밤 시간에 '자소서'를 쓰는 일은 그래서 위험합니다. 아침에 반드시 읽고 고쳐야 합니다. 또 오늘 다르고 내일 다릅니다. 오늘 읽었던 문장이 내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그때마다의 사람 마음과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매일 퇴고하는 것은 자소서 작성에 반드시 함께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쓴다

어린아이가 제대로 걷기까지 수 천, 수 만 번 넘어진다고 합니다. 뒤집기, 기어가기, 잡고 일어서기의 단계를 통해 겨우 걸을 수 있게 되지요.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리는 과정입니다. 어느 분의 말로 이 과정을 제대로 해야 걷고 나서도 문제가 없다고도 합니다.


글쓰기도 그러합니다.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수 천자의 자소서를 맘에 들게 쓸 수 없겠지요. 이는 수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그럼 내가 못 쓴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해야 합니다. 우사인 볼트처럼 금메달 따는 모습을 기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걸음마의 시작은 이야깃거리를 모으는 것입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소재를 경험 속에서 찾는 것이죠. 그래서 메모지를 곁에 두고 말을 모으는 작가의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언제고 써먹기 위해 포스트잇에 메모장에, 녹음기에 그 말들을 모아 두지요. 그런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나의 경험과 경력을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적어둡니다.


특이한 경험들은 특별한 표시를 해둡니다. 좀 더 자세히 적어 두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글을 짧게, 자주 써봅니다. 이후 질문에 맞는 답변이 되도록 이런 소재들을 다시 정리합니다. 그러다 보면 제대로 자소서를 쓸 수 있겠지요. 글의 최종적인 모습은 모두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군더더기 없는 글'을 만듭니다. 질문에 맞는 대답을 잘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글을 쓰고 고치지요. 물론 아직도 부족합니다.




이렇듯,

자소서를 시작하는 그대들에게 하고 싶은 세 가지 얘기를 해보았습니다.


머리맡에 써 붙여 두어도 아쉽지 않을 세 마디를 다시 한번 되짚으며 마무리합니다.


1. 시작하는 공고를 써라

2. 많이 쓰고, 고쳐라

3. 소재부터 짧은 글쓰기, 긴 글 쓰기로 이어가라


이상!


by 일상담소 이대표

http://blog.naver.com/riverside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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