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은 계속 되고, 시장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EBS에서 공채의 종말이란 다소 거창한 제목의 다큐를 보며 느낀 생각을 남길까 합니다. 이는 저의 2년 안팎의 직접 경험과 지난 5년 이상의 간접 경험이 기반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전반부 취업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부분만 캡처했습니다.
공채와 수시
공채는 흔히 1,2학기가 시작될 무렵 집중되는 채용 패턴을 의미합니다. 더불어 수시는 시기가 특정되지 않고 채용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신입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그룹사 및 다양한 회사가 채용의 형태를 수시로 바꾸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즉 시기가 특정되지 않은 채용이란 것이죠.
실제 현대자동차의 경우 2월 각 직군별 개별 채용을 시작으로 시점을 달리하여 직무/사업부별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년 2회의 횟수는 크게 변동된 것 같지 않지만, 진행의 단위나 시점은 변경된 것이 확실하죠.
전형이 바뀐다는 것은 당연히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늘 그때쯤 하겠지 하고 시간표를 맞추어 오던 누군가에겐 당혹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채용이 꼭 그래야 한다는 법도 없지요. 회사의 정책과 상황에 맞추어 채용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 역시 자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시작이 만든 불행이라 해야 할까요?
다른 회사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으려 하는 경쟁이 만든 결과 일지도 모를 일이기도 합니다. 학생의 공급이 가장 활발한 시기를 채용 타깃으로 잡고 전년도부터 준비했을 것입니다. 다른 기업 역시 인재를 빼앗기고 싶지 않기에 그 시기를 선택했고, 그러다 보니 '시즌'이 생긴 것이죠. 반대 입장에 있는 우리는 '왜 지금인지'를 이해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사람을 가장 많이 뽑는 (특히 대기업) 기업이 몰린 시기이니 그 시점을 대비한 준비를 하고, 준비하는 것도 일면 맞는 얘기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채용 과정 진행에 효율이 극대화 될 수 있지요. 수능 시험이 정해진 것도, 시험 일정이 공개되는 것도 '준비' 시간을 주는 것이죠. 그럼 나의 준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서류에 있어 이 정도의 비율이 아주 낮은 것 같지만, 실제 공채를 지원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주변의 상담자를 보면 서류 합격률 2~30%는 평균입니다. 10개를 지원하면 2~3개 면접을 보고, 최종 합격 1개를 하는 것이죠. 더불어 13개를 평균 지원했다 하면 상반기 몰리는 한 달을 기준으로 주에 3~4개입니다. 즉 대기업만 타겟으로 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죠.
꼭 공채 기업만 타깃이 되었어야 할까요?
기업의 경우 공채 계획 설문은 늘 비슷한 결과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잘 해석하면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한다는 것이고, 미정은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아마 저기 대부분의 기업은 시점은 정해져 있으나 '공채'라 불리는 시즌에는 하지 않는 곳일 수 있습니다. 몇 개그룹사 위주로 진행이 되는 채용은 그래서 상당히 편향적으로 해석이 될 여지가 있습니다. 마치 취업의 모든것 처럼.
1,000개 주요기업이라 하더라도 전국 300만개 기업 중 1%도 안되는 비율이니까요.
또한 연중 2회 공채가 트렌드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신입의 채용은 계획이 가능합니다. 경력직 채용과 다른 형태죠. 원하는 사업과 직무에 맞추어 채용의 비중을 조절할 수 있고 트렌드에 적합한 형태로 미리 계획해 뽑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학생을 직장인으로 적응시키는 데까지도 시간이 걸립니다. 이들을 당장에 효용이 높아 채용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으로 하는 것이죠.
수시와 경력 위주 채용을 묶어 얘기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제는 아래 학생의 취업난인데. 주제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라 이 부분 이후는 열심히 보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친구가 1.5년 간 취업을 준비하고, 엄청 서류를 썼지만 떨어진 이유를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옵니다. 본인이 해야 할 제약의 QC 업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죠. 앞서 자격증 얘기도 나오는데 실제 QC에서 필요한 것인지도 다시 짚어 봐야 할 것 같고요. 더불어 전공, 학점 등 복합적으로 분석해 보아야 '왜 합격을 못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국 EBS 공채의 종말 중 앞부분의 공채 현실에 대한 얘기에서 주목할 것은
1. 공채에서 수시로 가면서 기회가 줄었다
2. 수시로 가면서 준비가 힘들다
3. 그리고 이 친구와 같은 어려운 친구가 많다
하지만 앞서 잠깐씩 언급한 것처럼 공채나 수시나 결국 채용은 같은 것입니다. 오히려 공채 TO를 내놓고 'OO명'이라고 하며 입사 후 원하지 않는 부서로 쫓겨가듯 (실제 TO가 없어서) 가며 커리어가 망가지는 것보다 낫지 않나요? 그해 뽑힐 인원은 어떻게든 뽑힐 것입니다. 사람은 늘 부족하고, 기업은 정부 눈치를 봐서라도 채용의 규모를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니까요.
또한 채용은 특정 시점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시'죠. 수시도 잘못된 것이죠. 준비하는 입장에선 오늘 좋은 기업이 갑자기 채용을 할지 모릅니다. 그럼 포기하나요? 스펙이 없어서? 4학년 졸업 시점에 준비하는 스펙은 늦은 것이죠. 어학 같은 당장에 채울 수 있는 것만 가능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때 늦었다 생각하는 분들은 '준비를 못해서 늦은 것'이지 공채에서 수시로 바뀌어서 못하거나 늦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취업은 상시 준비되어야 합니다. 원서도 쓰고, 스펙도 쌓으며 기회를 상시 노리는 것이죠.
또 하나는 제대로 준비해야 합니다.
직무를 제대로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사담당자 앞에서 그런 얘길 하면 좋아할까요? 적어도 10년 전보다 나아진 것은 이를 알 수 있는 채널이 수 십배 넓어지고, 많아졌단 것입니다. 제가 활동한 잇다란 사이트만 보아도 그렇죠. 서울시 일자리 카페 강의들도 그러합니다. 지방이라고 홀대받는다 생각이 들면 서울로 오면 됩니다. 정보가 있다면 들으러 가야겠죠. 아니면 인근 대학의 취업 설명회라도 가서 들어야 합니다.
경험과 전공 유관한 스펙은 졸업 시점 전후로 계속 준비해야 하는 것이고요. 이후에 필요한 것은 계속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과녁이 되는 직무에 대한 고민과 선택이 되어 있어야 이런 무기들이 활용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던지는 과녁 무엇인지,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무기를 던집니까?
EBS의 공채의 종말은 그래서 다소 안타까운 부분이 많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학생보다 시장이 이상하다 말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상한 부분도 분명 있지만 반대편에 준비되지 않은 학생의 잘못도 짚어야 합니다. 결말을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 일을 가진 친구들을 보여 줍니다. 그런 친구들의 모습이 무조건적으로 정답도 아닙니다. 꿈을 이룬 것과 현실에 발을 딛는 것은 또 차이가 있으니까요.
취업은 '답이 있는 선택'은 아닙니다.
최선의 선택을 하고, 믿고 이어가는 것이죠. 틀렸다면 방향을 바꾸고 제대로 나아가면 되고요.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줄이며 시장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채용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것이 어쩌면 더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by 일상담소 이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