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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시작되었다.

졸업을 앞둔 그대

by 이대표

[픽션 + 논픽션]


2000년 중반쯤 12월말 드디어 졸업을 앞두게 되었다.

남들 하는 취업 준비를 취업 학교를 통해 한다고 했지만, 오히려 4학년에 만난 우리는 1학년이 된 것처럼 즐겁게 놀았으니... 실제 취업준비는 혼자 한것과 크게 다름 없었다. 12월 나는 일종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3학년까지 미친듯이 들었던 마케팅을 할 것인가, 회계를 할 것인가.


한 후배는 겨울방학 취업을 잠시 접고 영어 준비를 하러 간다고 한다. 진득하게 공부하는 것에 자신이 없던 나는 무작정 자소서를 많이 쓰는것을 목표로 일찍 취업 시장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취업상담센터의 추천 이력서, 수 많은 공고를 온 몸으로 겪으며 매일매일 자소서 쓰는 것을 반복했다.


그즘이던가,

고향 친구는 한 회사에 합격을 앞두고 있었다. 그때 간과했던 것은 스펙이다. 그깟 스펙 없이도 가능하다고 자만했던 내 모습이 지금에서야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영어 점수 좀 높으면 괜찮은 스펙이였던 때라 800점만 넘어도 좋은 기회가 있었으리라. 게다가 전공을 무시한 나였으니 취업을 얼마나 우습게 바라 봤던 것이였는지...


나의 취업은 그렇게 12월부터 시작이 되었고,

전장에 나갈 때 쥐어지는 총 한자루 없던 상태였단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노르망디상륙작전을 생각하면 쉬웠을 것이다. 조금 잔인한면은 있지만, 취업 전쟁통에 무작정 땅으로 올라가며 보이지 않는 곳으로부터 저격을 당해 피를 흘리고, 실패를 맛보는 사회 초년생이였던 나였다.





취업은 준비가 필요하다

진로 선택에 있어 정보와 경험이 가장 큰 무기라 몇 번이고 말하고 있다. 준비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정보가 많은 곳에 달려가고, 필요한 경험을 그 때, 그 때 하면 된다. 지금 불가능 한 것은 시점을 봐서 포기하거나 오늘부터라도 준비를 하면 될 것이다.


시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취업은 늘 시작되고, 마음먹은 순간부터이다. 시장에 들어가는 순간 취업은 시작된 것이다. 혼탁한 정보와 말들 속에서 내가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과거처럼 어학만 높고, 외국만 다녀와도 기회가 생기는 시절은 지났다. 2~3학년 때 전공에 충실한 경험을 쌓거나, 하고 싶은 것을 충실히 해와야 기회가 있다. 더불어 당장이 아니어도 된다. 취업 시장에 들어가기 이르다는 생각이 들면 물려라. 내년도 있다. 지금이 끝이 아니다. 유예란 좋은 제도도 있지 않은가.


그렇게 우리 취업은 시작되었고,

긴장해야 한다.


by 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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