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청정구역을 듣다가..
팟캐스트 청정구역 오창석 작가가 친구인 취업 컨설턴트 얘기를 하며 나온 말이다.
공채가 없어서 취업이 안된다고 하는데...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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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공채는 존재한다
공채는 공개채용의 준말이다. 사전적 의미로 시험 따위를 거쳐 채용하는 방법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은 이런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일본에서 온 것이 아닐까 싶은데. 특정 시기 (이 시기가 중요함)에 원하는 기업에 원서를 넣고 과정을 거쳐 합불을 기다리는 형태 그대로인 것이다.
국내의 경우 공채는 봄/가을 삼성 등 그룹사의 공개채용 시기와 맞물려 불리어진다. 그렇다 보니 특정 대기업 위주의 채용이 있고 없고 가 공채의 활성화를 체감하는 정도가 된다. 그래서 공채가 없어졌다는 말 자체는 잘못된 것이다.
02. 수시 채용이 채용의 기회를 빼앗는다
아니다. 수시로의 변경은 특정 시점에 하던 채용의 시기와 방법을 바꾼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공채로 한 번에 뽑는 게 유리한데... 부서/자회사별로 희망하는 시기에 채용을 진행하니 비용과 인력 운영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수시로 바꾼 것은 기업의 사정이긴 하나.... 그 나름의 장점도 있을 것이다. 부서 중심 (현업 중심), 업무 중심별로 특화된 채용이 될 수 있다. 물론 공채에 1,000명을 뽑던 회사가 수시로 800명을 뽑을 수도 있다. 팀에서 TO를 관리하다 보면 채용이 가능한 숫자를 더 보수적으로 잡거나 (예산과 연결되니까)... 눈치를 더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여하튼 수시로 바뀐 것이 공채의 종말로 채용의 기회가 사라진 것이 아니란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채용의 방법과 시기가 이전과 다르게 흘러가는 것뿐이다.
03. 그럼 왜?
일종의 마케팅 효과다. 정부의 낮은 취업률 정책과 고용률을 까고 싶은 언론이 만든 허상일 수도 있고. 공채 시점과 방법에 익숙해진 우리가 느끼는 불안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또 (개인적으로) 취업 컨설팅을 하는 당사자의 영업 과정에 나타난 부산물일 수 있다. 불안해야 잘 팔릴 테니까.
취준생의 불안은 곧 그들의 사업 기회니까. (그래서 시장이 이 모양이기도 함.)
그래서 오창석 작가의 말에 대거 반박하며 여러 내용을 썼는데. 지금이라도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 등을 들어가 보면 매일 수 십, 수 백개의 신규 공고가 올라온다. 공채가 없어져서, 취업이 안되는데 왜 구인 광고는 끊이지 않는가?
채용은 상시다.
사업 계획에 채용을 반영해 사람을 뽑고, 운영하는 것은 그런 정도의 규모가 나올 때 얘기다. 급하게, 갑작스럽게 등등... 계획은 했지만 필요한 시점에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90% 이상의 기업이 채용을 하는 방식이다. 공채란 말 때문에 생각이 갇히게 되고, 그 시점을 놓치면 손을 놔 버리는 경우가 많다. 10% 될까 말까 하는 자리에 목숨을 걸고 취업을 준비해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에 엄청난 리스크가 이미 존재하는데.. 이 것이 옳은지, 본인의 진로 방향과 이어지는 것인지 아무도 되묻지 않는다.
이렇게 된 것은 진로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수능 시험을 위해 달려온 우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 시점이 되면 의례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최종 보스를 끝내면 결과가 나오는 게임과 자유도 100%의 전략 게임을 하는 차이 정도라 생각하면 쉬울까 모르겠다. 전혀 다른 역할과 선택의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취업을 시험처럼 생각하는 대학이나, 취업률에 목숨 거는 (퀄리티를 생각하지 않는) 보고서들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쯤 되면 늘 하고, 나오는 이런 말들의 오해를 풀고자 취준생에게 다시금 얘기하면.
취업은 앞으로 30년 살아갈 인생의 다른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이고, 선택이다. 선택은 늘 실패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하고... 그럼에도 잘 못 된 선택을 할 수 있다. 1년 내 50% 가 나온다지 않는가?
왜냐면, 아무도 정답을 모르니까.
정답은 모르지만 살아온 경험, 경력 속에서 분명 찾을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어차피 내가 사업을 차리지 않는 한 기업이 요구하는 '무엇'은 존재한다. 그리고 이는 내가 가진 모든 역량과 지식을 근거로 선택하는 것이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 속에서 가장 가까운 '무엇'을 찾는 것이기도 하다. 취업 교육이라 불리는 것들은 최소 15년 전, 내가 취업을 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땐 없었던 것이 지금 뭔가 크게 생겨서 취업 교육의 대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관성처럼 했으니, 그들도 바뀌지 않고 취업 교육은 입시 교육처럼 편향적으로 온 것이라 본다. 유럽의 어디가 좋다. 무엇이 좋다 하지만 정작 아무도 그렇게 바꾸려 노력하지 않지 않는가. 그리고 취업을 4학년에 해야 하고,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 제대로 준비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취업은 선택의 과정이지, 해답을 찾는 과정은 아니다. 그저 선택의 결과를 책임질 수 있으면 되고, 이어갈 수 있으면 된다.
by 이대표 www.careertu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