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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표 Dec 29. 2021

등굣길, 아이는 말이 없었다

눈발이 흩날리는 아침이다. 

작은 아이 등굣길에 나서며 눈길에 기분 좋은가 보다. 살살 길을 내려가며 쫑알 쫑알이던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어 오늘, 내일이면 마지막이네..’



아차차…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아이들과 헤어짐에 유달리 아쉬워했는데 눈치 없는 아빠가 그만 해선 안된 말을 해버린 것이다. 그 이후 학교 앞까지 아이는 말이 없다. 눈물도 훔치는 듯한 아이를 보며 애써 괜찮다 했지만.. 괜한 얘기를 했나 보다 싶다.


차에서 내려가는 모습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집에 와 와이프에게 얘길 하니 '괜한 소리를 했다'며 또 한소리를 듣고 만다. 7살 어린이 집 졸업식 때 한 없이 울던 꼬맹이였고, 올해는 코로나로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학교도 편히 못 다녀 섭섭함이 컸을 텐데.


한 번은 단짝 친구를 한 아이와 하기로 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보면 고학년이 되어야 상호 유대나, 관계 형성이 더 짙어지는데... 이제 막 그런 친구를 사귀게 된 둘 째는 아마 끝나는 순간이 누구보다 아쉬웠을 듯하다. 한편으로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굳이 고루고루 사귀라고 아이들을 반편성에 떼어놓기도 한다는 것이 야속하게도 느껴진다.


어차피 네 반, 적은 인원이라 고학년에 가면 다시 만날 여지는 있지만. 오늘 아침 아이의 감정을 생각하면 굳이 그래야 될까 싶다. 남은 이틀이지만 아쉬워하기보다 다음 만남에 설렘이 가득하길 바라며.



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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