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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Oct 05. 2022

입사 후 말 거는 사람이 없는데…텃세일까요?

[별별SOS] 회사 들어간 지 3일 째, 동료들과 친해지기 어려워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SOS에 사연 보내기(링크)






저는 제과제빵 일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 큰 회사에 들어간 지 3일째인데, 전에 일했던 다른 회사와 다르게 저한테 말도 걸지 않고 관심도 없어요. 저도 낯가림이 있어서 얘기도 못하고요. 그래서 사흘동안 사적으로 동료들과 대화 한 번 해본 적이 없어요. 일도 잘 안 가르쳐주고요.

후기 보니까 텃세라는데, 제가 텃세를 당해본 적이 없어서 이게 텃세인지 궁금해요. 일도 별로고 사람들도 별로지만, 복지 하나 만큼은 좋아서 계속 다니고 싶은데 고민입니다.






⭐4년 차 에디터
#팩폭 두려워하지 않는 ENT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는 아니지만 M세대



별별이님의 사연을 보고, 제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생각났어요. 인수인계를 받고 앉아있는데 아무도 먼저 말을 걸어주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말을 걸자니 어떤 조직문화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회사인지 아직 감이 안 왔고, 다들 할 일이 바빠 눈 한번 돌리지 않고 있는데 괜히 외향형 인간인걸 티내면 방해만 될 것 같았어요. 그렇게 저 혼자 텅 빈 노트북 화면을 보면서 멀뚱멀뚱 하루 온종일 자리만 지키고 있다가, 퇴근하고 나서는 '이게 맞나? 이게 사회생활이라는 건가? 차갑구나….'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미 직장생활을 해본 지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요. 다들 짠 듯이 같은 조언을 줬어요. "처음엔 다 그래. 그냥 이 순간을 즐겨. 지금처럼 일 없이 여유롭고,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안 받을 때가 또 없을 거야!"

그래서 지인들 조언대로 '그 순간을 즐겼냐'고 물으신다면, 아니요. 몇 달은 긴장하면서 보냈던 것 같아요. 모든 게 처음 해보는 일이라 의욕이 앞서기도 했고요. 동료들이나 상사분들이 하는 모든 이야기에 신경이 곤두서있기도 했어요. 한동안 회사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보였어요. 내 선택이 옳았던 걸까?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가 있진 않을까? 하면서요. 아무래도 불안해서였겠죠.

하지만 시간을 넉넉히 두고 지켜보니, 차가워만 보였던 동료들이 다르게 느껴졌어요. 표정이 보였고, 속마음이 보였죠. 물론 모두가 다 다정하진 않았지만 인간관계라는 게 원래 그렇잖아요. 어느 정도의 거리감은 필요하고, 전부 나와 같은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진 않으니까요.

나중에 어떤 동료들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이런 이야길 해줬어요. "그때 A님 입사했을 때, 정말 챙겨주고 싶었거든요? 근데 일이 너무 바빠서 그러질 못했네. 미안해요." 말씀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마음인지 이해가 됐어요. 직접 직장 생활을 해보니, 일은 일대로 쳐내면서 사람 챙기기가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보통 회사에 입사하면 3개월은 '수습기간'을 보내죠. 회사와 신입사원이 서로를 탐색하는, 일종의 허니문 기간인데요. 회사가 나를 평가할 때 나 역시도 회사를 평가하며 '나와 맞는 곳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평가 기준에는 당연히 조직의 문화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포함되어 있을 거고요. 수습기간이 하필 3개월인 건 급여나 해고예고와 관련한 법적 제한 때문인데, 실제로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판단하는 데 3개월이면 충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 3개월 정도는 차근히 지켜보는 게 어떨까요? 3일은 그 사람들을, 그 회사를 알기엔 너무 짧은 것 같으니 말이에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관심이라는 게 너무 받아도, 안 받아도 힘든 것 같아요. 뭐든 "적당히"가 딱 좋은데 그게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같은 업종이라도 회사마다 분위기가 천차만별이기도 하고요.

저는 과도한 관심을 주는 곳도, 유독 타인에게 관심 없는 직원들이 있는 회사들도 경험해 봤는데요. 제 경우는 텃세는 아니었고, 정말 자기 일하기도 바쁜데, 개인주의 성향도 강해서 타인에게 관심을 특별히 주지 않는 분위기였어요. 인수인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일 땐 알아서 분위기 보고 이력들을 보면서 업무를 파악해야 했던 적도 있고요.

별별이님 회사도 이렇게 정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곳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텃세를 부리는 곳일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 것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가짐이 아닐까 해요. 누군가 고의로 그런다고 해도, 내가 당신들에게 무관심한 거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내 선택이 되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든 내가 영향을 덜 받게 되거든요.

만약 구성원들이 의도했든 아니든 무관심하다면, 생각하기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 어떤 곳은 간섭이 심하거나 타인의 사생활에 호기심이 넘치다 못해서 사생활이 없다고 여겨질 정도라 스트레스인 곳도 있으니까요. 최소한 그런 스트레스는 겪지 않아도 되니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혼자 일만 조용히 하는 환경이 낯설고, 힘드시다면 동료들을 천천히 살펴보시면 좋겠어요. 그 중 마음을 열어줄 것 같은 동료가 혹시 보인다면 먼저 다가가 보세요. 의외로 생각지 못하게, 잘 받아줄 수도 있거든요. 온보딩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의 노력도 조금은 필요해요. 특히 계속 다니고 싶다면, 잘 다닐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하고요. 조금이라도 마음 편한 곳으로 만들 수 있게요. 갓 입사하신 만큼 궁금한 것도 많을 테니까, 그런 작은 부분부터 시작해 보세요.

말은 남이 걸어줄 수도 있지만, 내가 걸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별별이님께 좋은 영향을 줄리 없는 ‘텃세’란 단어는 머리에서 지우시고, 쑥스럽지만 웃으면서 가볍게 인사라도 한 번 건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니까요.






⭐'아 그때 나도 힘들었지' 싶어서 끼어든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텃세: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이 뒤에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 가지는 특권 의식. 또는 뒷사람을 업신여기는 행동]

텃세인지 아닌지, 글쎄요. 3일 동안 사적인 대화가 없었다는 것 만으로 판단을 내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별별이님이 낯가림이 있어서 먼저 말을 걸기 힘든 것처럼, 다른 직원들도 선뜻 먼저 남에게 말을 거는 것이 쉽지 않은 성격일 수 있잖아요. 3일은 서로 익숙해지기에 짧은 시간이니까요.

우리 회사에 신규 입사자가 들어왔을 때 나는 어땠나 생각해 보면, 저 역시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도 I(내향형) 성향이 많거든요. 업무와 상관없는 사적인 대화를 선뜻 시도하기는 더 조심스러웠던 것 같고요.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니까요. "서로 잘 모르는데 먼저 다가가면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질문을 하면 싫어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도 들고요. 더군다나 낯가리는 성격이라면 더 힘들겠죠. 말을 걸고 싶어도 업무가 바쁘다 보면 쉽지 않을 수도 있고요. 기존 직원이라도 새로 온 직원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어요. 

별별이님이 회사와 다른 팀원들을 알아가는 것처럼, 그 사람들도 별별이님을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 학교 다닐 때도 첫 학기 반 친구들 처음 만나면 어색하고 그랬잖아요. 그러다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서로를 알아가고 그러면서 친해지고요. 

낯가림이 있어 먼저 다가가기는 힘들다고요? 별별이님의 밝은 인사로 시작해 보면 어때요? 작은 질문들을 해보는 것도 좋고요.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나, 제도, 시스템 같은 새로 온 직원이면 궁금해할 만한 것들, 기존 직원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것들을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작은 스몰 토크로 시작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사실 낯가림 심한 내향형 직장인들 적지 않아요. 입사 초기 별별이님처럼 같은 고민을 하고요. 직장에서 어떻게 하면 스몰 토크를 잘할 수 있을까 우리도 고민해 본 적이 있거든요. "동료들과 스몰토크가 힘들어요! 어떡하죠?" 한번 참고해 보세요. 

뭐든 시작이 어려울 뿐, 약간의 신호만 보내도 다가와 줄 동료는 분명 있을 겁니다. 별별이님의 작은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몰라요! 고민 걱정 부정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화이팅해봅시다! 복지 좋은 회사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길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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