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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Dec 13. 2019

중소기업이 채용 브랜딩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

이여진

“지원할 회사가 없어요”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취준생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지원자가 없어요” 

중견/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죠. 

저 역시도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기에 이 고민에 격공(?)합니다. 


몇몇 어르신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좋은 회사, 편한 회사만 가려고 한다며 젊은 이들을 탓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간극이 발생하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기업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 더 큽니다. 


취준생들에게 입사하고 싶은 회사를 말해보라고 하거나, 

지금까지 실제로 어느 회사들에 지원했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회사들을 꼽습니다. 


이유는 당연하겠죠? 

아는 회사, 이름 들어본 회사에 지원하니까요. 

어떤 회사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입사 지원을 하는 무모한 청춘들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물론 ‘묻지마 지원’을 하는 취준생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묻지마 지원’을 하는 이유는 

아는 회사들에 지원했지만 다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묻지마 지원’을 하는게 아니라 궁지에 몰리니까 ‘묻지마 지원’을 하게 되는거죠. 




“좋은 중소기업, 알고 싶어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입사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경쟁률도 높고, 각 전형 단계별로 수행해야 하는 과제들도 꽤나 까다롭습니다. 

취준생들은 이를 너무 잘 알고 있죠. 

높은 경쟁률과 빡센 전형에 넌덜머리가 나거나 혹은 이런 빡셈을 아예 경험하고 싶지 않거나, 

빨리 취업해서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마련하고 싶은 취준생들은 ‘좋은 중소기업’에 가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좋은 중소기업’에 지원하지 않습니다. 아니 못 합니다. 

‘좋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죠. 몰라서 지원을 못 합니다.


어떤 취준생이 중소기업이 올린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을 한 번 상상해 봅시다. 

먼저 홈페이지를 방문하겠죠. 

홈페이지엔 대표이사(혹은 사장님) 인사말과 연혁, 간단한 제품/서비스 소개 정도가 있을 겁니다. 

홈페이지에 조금 더 신경 쓴 회사라면 인재상이 있을 수도 있지요. 

홈페이지를 방문한 후에는 네이버나 구글 등에서 회사를 검색해 봅니다. 

상장사라면 주가 현황 정도가 나올 것이며, 

비상장사라면 회사 위치 혹은 채용공고 링크 정도가 나올 겁니다. 

언론 홍보에 관심이 있는 회사라면 대표이사 인터뷰 기사가 나올 수 있구요. 

그리고 그 회사의 SNS 계정과 그곳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게시물 정도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일반적인 중소기업이 외부에 제공하는 정보는 이 정도입니다.(물론 회사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취준생들이 접하는 정보 역시 이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굉장히 제한적이지요. 

그런데 이런 제한적인 정보들을 가지고 나의 회사생활이 어떻게 될 지 그림이 그려질까요? 

게다가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취준생이라면 더 어렵지 않을까요?

 



"입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기"


많은 지원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직자들 마음 속에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합니다.  

당연한 얘기죠.  

그럴려면 대표이사 인사말보다는 하루 종일 얼굴 맞대며 일해야 하는 팀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려주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주식 현황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일하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제품과 서비스의 종류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공하기 위해 어떻게 일하는지를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채용 브랜딩(마케팅) 활동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하지만 

현실은 애석하게도 대기업 혹은 카카오 같은 대형 IT기업, 유망 스타트업 등 

이미 취준생 사이에서 인기 터지는 기업들이 더 열심인 상황입니다. 


커리어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좋은 중소기업에서의 재직’이 주는 메리트는 분명 존재합니다. 

실무 수행 능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이직시 조직 적응력 역시 중소기업 재직자가 더 우수한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내부 경쟁이 비교적 덜 치열하고, 대체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근속이 보장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스템 및 인력 부족이라는 중소기업의 단점이 오히려 직원의 업무 능력과 근속 기간을 보장해주는 

의외의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거죠. 




'우리는 중소기업이고 저기는 대기업이니까', 

'우리는 안 유명하고 저기는 유명한 카카오니까' 

라는 마음으로 채용 브랜딩(마케팅)을 미루고 있지는 않나요? 

훌륭한 인재가 우리 회사에 지원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나요? 


지금까지 조용하면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중소기업이 있다면 

이제 용기를 내어 구직자들에게 존재감을 뿜어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회사도 남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채용 브랜딩(마케팅)을 한다면 

중소기업도 필요한 인재를 보다 더 쉽게 영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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