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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Oct 05. 2020

꼰대면 어쩔꼰대

세상 꼰대 여기 다 모였네 [꼰대 모음집_zip]


드라마 꼰대인턴 (출처 : mbc)


 지난 7월 종영한 박해진, 김응수 주연의 드라마 꼰대인턴, 들어보셨나요? 최악의 꼰대였던 부장을 부하직원(시니어 인턴)으로 맞게 된 한 남자의 통쾌한 갑을 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한 일터 사수기를 그린 드라마인데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만큼 방영 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었는데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자연스레 내 주변 '꼰대'들을 떠올려보기도 했을 겁니다.


 꼰대라는 단어는 아주 오래전부터* 쓰여왔지만, 요 몇 년 사이에 더 주목받고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요. 자신의 꼰대 레벨을 확인할 수 있는 '꼰대 성향 검사'까지 나와 소소한 재밋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꼰대는 우쭐거리면서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를 뜻하는 곤대짓/곤댓짓과 관련이 깊습니다. 예시로 1924년 조선일보에 쓰인 '기고만장하게 곤대짓을 하던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라는 문장에서 보이는 것처럼 지위나 권력이 높은 쪽이 낮은 쪽에게 거들먹거리는 걸 나타낼 때 쓰이던 말이었습니다. 이것이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에게 기성세대의 규칙을 강요하거나 가르치려 드는 일의 의미로 쓰이면서 곤댓짓을 하는 사람을 꼰대로 지칭하게 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주름이 많다는 의미에서 '번데기'의 경상, 전라 방언인 '꼰데기/꼰디기'에서 왔다는 설과, 나이 든 세대의 상징인 '곰방대'가 축약되어 생겨났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참고 - 나무위키)


 세상은 넓고 꼰대는 많습니다. 이웃집 할아버지도, 출근길에 만난 아저씨도, 심지어 우리 큰아빠도 꼰대스러운 면모를 보일 때가 많은데요. 여러분은 어떨 때 '아, 이 사람 꼰대구나!' 하고 느끼시나요? 물론 어떤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저 사람 꼰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만... 

 잡플래닛에는 매월 수만 개의 기업 리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꼰대가 언급된 리뷰들을 살펴보니 어느 정도 유형화가 되더라구요. 보면서 '이거 완전 우리 회사 OOO 얘기 아니야?' 혹은 '아니 누가 내 얘기를...?' 하는 건 없는지 한번 살펴보자고요. 


잡플래닛 유저들이 말하는 우리 회사속 꼰대들의 모습! 지금 시작합니다!



꼰대스러운 특징 1

난 안 해(못해) 네가 다 해

- 평소 출장 운행 시 꼰대 상사는 옆에서 자빠져 자고 장거리 운행해야 함. 출장 시 꼰대와 동침

- 꼰대 천국. 나이 들면 일 안하고 어린애들한테 시킴. 돈은 왕창 받아감. 나이 어리신 분들 고생해요

- OOO 정말 꼰대임. 일은 안하고 청소만 함. 본인이 할 수있는 간단한 엑셀 다운받는 일조차도 다 시킴. 말만 다 할줄 안다고 하고 지시만 하지 결국 제대로 일처리 하는 것은 없음. 화낼 일도 아닌데 소리지르며 노발대발 화냄

- 꼰대 문화. 모른다, 해본 적 없다 그러니 네가 해라 식의 업무 방식

- 막내면 무조건 시키는 대로 다 해야 한다는 꼰대 문화

- 꼰대가 너무 많아 위에서는 절대 일 안하고 밑으로 다 내려버림. 신입들은 본인 업무 외 상사 업무까지 해야 함

- 여전히 일 안하는 꼰대들이 입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음. 무능력자들이 너무 많고 열심히 하면 무능력자들이 입으로 공을 다 채감

- 어디 보면 노인정인 줄 알았네. 다들 일 안하고 놀다가 퇴근하고 하는 게 1도 없는데 월급 받아가고 연금 수령하는 줄



꼰대스러운 특징 2

내가 제일 잘남. 다른 사람들은 가볍게 무시하는 막무가내

- 내가 나은대 라고 허세 부리며 계약직이나 젊은 사람 무시하는 꼰대들

- 꼰대 사상으로 이루어진 조직문화. 말버릇은 신입 주제에, 여자 주제에 다른 사원 피셜 일제강점기 간접체험 같다고 함

- 꼰대 문화 특히 3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꼰대 밭, 이상한 자격지심을 가지고 젊고 능력 있는 직원이나 경력직분들을 질투하고 후배들이 자기들을 좋아한다고 착각 속에 살고 있음

- 꼰대들의 천국.. 20대 꼰대.. 난 공장 현장 바닥에 침 뱉는 사람 처음 봄.  청소시키더니 침 뱉는데 청소할 맛 나겠냐? 

나 꼰대야, 직장내 괴롭힘이라고 생각하면 신고해 라고 대놓고 말하며 업무지시 및 인격모독



꼰대스러운 특징 3

여기는 군대? 당신은 왕?

- 너무나도 전형적인 한국식 꼰대 문화가 도사려 있음. 너무나도 수직적이고 경직된 분위기. 상사가 부하에게 군대 상관처럼 군림하는 분위기

- 꼰대들의 집합소. 예를 들면 팀장 보고 시 앉아서 설명하지 못하고 벌서듯 서서 보고

- 80,90년대 마인드 가진 사람이 많음. 젊은 꼰대 너무 많음. 직급에 상관없이 나이가 많으면 야야 거리는 게 당연한 일. 빌빌 기어야 욕을 안먹는 기업

- 보수적이고 관료제 측면이 아직도 존재함. 특히 높은 직급에 갈수록 소위 말하는 군대 꼰대 문화가 어느 정도는 존재하는 편임

- 꼰대. 군대. 수직적 조직문화의 표본과도 같은 기업. 현장 직책자들이 왕처럼 군림하며, 회의 중 쌍욕은 일상


꼰대스러운 특징 4

정치의 끝판왕

- 꼰대 천국이라서 업무보다는 정치를 잘할수록 인정 받음

- 회사의 발전보다는 정치질에 비중을 두는 상급자들. 꼰대 다수

- 꼰대 문화 작살난다. 무능력 팀장 70%다. 임원한테 잘 보일라고 똥을 싼다.

정치 이야기만 하루종일하고 심지어 정치색이 본인과 다르면 승진을 안시키니 마니.. 꼰대가 그런 꼰대가 없음


꼰대스러운 특징 5

고인물=꼰대? 하던 대로만 해

- 꼰대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어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의 틀에 맞게 활동해야 한다

꼰대 문화가 있고 고인물이 진짜 많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 꼰대들의 월급 놀이터! 시대에 뒤떨어진 업무방식과 세기말 감성 방식의 일처리

- 상무, 이사진은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가 강해 자신들이 정해놓은 틀을 벗어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음

텃새에 꼰대들이 모여있는 고인물 파티 회사, 고인물들끼리만 놀기에 신입이 상당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꼰대스러운 특징 6

쉬려는 꼴을 못 봄

- 꼰대들이 많아 출근은 빨리 퇴근은 늦게 한다

- 꼰대 문화의 정석. 8시 출근 5시 퇴근이 공식적이지만, 이상하게 전부 적어도 7시 전은 물론 6시 반까지 나오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일없이 잘 보이기 위한 출근

- 잔업 특근 강요를 왜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강요를 안한다고 하는데 쉰다고 하면 사람들이 시선들이 느껴집니다...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

- 꼰대들이 많아서 퇴근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 많음. 자기가 퇴근 안했다고 밑에 사람들 퇴근 못하게 함


꼰대스러운 특징 6

나는 꼰대 아니야!

- 꼰대들이 많음. 하지만 본인들이 꼰대라고 생각하지 않음

- 직접적인 지적보단 비꼬아서 말하는 대화 형식으로 사람 지치게 하고 신경 쓰이게 만듦. 그러면서 본인은 정말 좋은 사람인 줄 안다는 대단한 착각...



번외

1. 꼰대의 재생산

- 많은 꼰대들과 꼰대들 밑에서 성장해나가는 신꼰대들. 나도 그렇게 될지도

꼰대가 많다보니 어린 꼰대 양산도 빠르게 됩니다 

2. 후회하는 꼰대

- 지보다 센 거 같으면 안 건드리고 만만한 놈은 끝까지 물어뜯어서 결국 퇴사하게 만들고 지가 후회함. 왜냐 신입 오면 또 가르쳐야 되고 그전까지 본인이 다 해야 되니까

3. 젊은 꼰대

- 학교 갓 졸업한 10대 후반~20대 초반 사람이 대부분인데 한두 살 차이로 사수랍시고 꼰대짓하면서 생리적인 괴롭힘(화장실 금지, 물 마시기 금지), 깜지 써오라고 시키거나 하루 종일 설비 보고 서있으라고 시키거나 괴롭히는 방법이 다양했습니다. 

본인 말에 트집 잡거나 이상하다 하면 은근 갈굼 젊은 꼰대가 잴 무서븜

4. 술 먹이는 꼰대

- 엄청난 옛날 꼰대, 군대 문화 하지만 가장 싫었던 것은 암묵적인 술 강요 문화 

5. 업무 방해하는 꼰대

- 꼰대들이 안나가고 개기고 있다. 꼰대들이 열심히 일해서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 제발 가만히 있으시길 바란다.

6. 양심없는 꼰대

- 시간외 찍으려고 일찍 퇴근하고 일부러 남아있는 꼰대들 단속 좀 했으면




 분명 글로 적혀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고 행동이 생생하게 보이는 건 왜일까요? 이 모든 특징을 다 갖춘 빌런 오브 빌런은 찾기 어렵다 할지라도 특징 한 두 개 정도 가진 사람들은 수두룩하죠. 이렇게 꼰대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특징을 정리해보면서 나도 누군가에겐 저런 꼰대이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살짝 드네요. 이전엔 꼰대라고 하면 나보다 나이가 아주 많은 어르신들의 모습이 떠올랐었는데 이젠 나이를 떠나서 젊은 꼰대들이 이곳저곳 등장하기도 하고,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겐 언제 꼰대스러움을 보여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일 테니까요.    


 물론 저런 꼰대스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순 없습니다. 완벽한 인간이란 없듯이 누구나 두 얼굴을 가지고 어디선 꼰대여도 다른 곳에선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전국에 계신 많은 꼰대님들, 그리고 잠재적 꼰대님들. 우리의 꼰대스러운 모습이 더 커져 내 행동과 말로 누군가에게 피해 주는 일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꼰대가 접신하는 '꼰내림'을 막기 위해 다시 한번 우리의 모습을 돌아봅시다. 



마지막으로 잡플래닛이 꼽아본 꼰대 worst of worst 영상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꼰대가 제일 최악이신가요?


영상 보러 가기 >

https://youtu.be/nVmzgcdJMc8



#꼰대 #꼰대인턴 #젊꼰 #라떼는 말이야 #꼰대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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