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t Jobplanet Sep 21. 2022

상사가 절 이유없이 싫어하는 것 같아요

[별별SOS] '체계없음' 투성이인 회사, 어쩌죠?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SOS에 사연 보내기(링크)





회사는 체계가 없고, 본부장은 이유없이 사람을 싫어합니다. 사람을 뽑아놓고 정확한 업무지시를 하거나 역할을 주지도 않았으면서, 일을 못한다며 다른 부서로 전출내겠다 하루만에 통보하곤 그날 결정하라고 하라고 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요.

지금 회사에서는 제가 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4년 차 에디터
#팩폭 두려워하지 않는 ENT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는 아니지만 M세대



옛 속담을 보다보면 '어떻게 과거에 생겨난 말인데도 21세기 현재와 딱 맞는 표현들이 있나', '사람 사는 건 역시 다 거기서 거기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라는 표현도 그렇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떠나는 것도 영리한 방법 중 하나죠. 특히 조직에 뿌리박힌 고인물에게서 도저히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요.

다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점 더 느끼는 건 있어요. 내 관점과 생각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요. 아무리 내가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해도 사람이든, 조직이든, 그리고 어떤 상황이든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특히 대상과 가깝지 않거나 대상에 대한 경험이 적은 상태라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어요.

별별이님의 이야기만 놓고 보면 본부장은 이유없이 사람을 싫어하고, 기껏 뽑아놓고도 활용을 못하고, 부하직원을 잘 다루지도 못하니 무능하다 싶죠. 그런데 그런 사람을 왜 회사에서는 계속 쓰고 있을까요? 경영진이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라서? 아직 회사에서 이 심각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 그게 아니라면 회사만의 사정이나 회사가 인정하고 있는, 상사의 어떤 장점 때문에 그럴 거예요. (그게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고 화딱지가 나는 부분이지만요!)

그러니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첫번째, 더 좋은 절을 찾아 떠난다. 두번째, 답 없는 상황이지만 일단 부정적인 판단을 중지하고, 회사나 상사에게서 최대한 커리어적으로 도움되는 점을 찾아 뽑아 먹는다.

별별이님은 아직 3년 차 이하의 주니어라고 적어주신 만큼 두 가지 방법 모두 고민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아직 더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기도 하고, 한편으로 지금의 회사에서 좀 더 커리어를 쌓아 점프업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볼 수도 있고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지금 회사에서의 경험은 앞으로를 위한 거름이 될 겁니다. 상사나 이 회사 자체에 대해서 고민하기보다 앞으로의 목표와 선택에 대해 더 고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차피 날 싫어하는 상사는 이 회사에서 퇴사하게 되는 순간 '안녕'이니까요. 별별이님의 현명한 결정을 응원합니다.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네요. 이유없어 보여도 별별이님은 알 수 없는, 본부장만의 이유가 분명 있을 거예요. 그냥 싫은 것도 찾아보면 이유가 분명 있거든요. 그게 사소한 오해일 수도 있고요.

의도와 상관없이 업무 처리 방식, 태도나 말투 중 어떤 지점이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거나, 상사만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했거나, 표현이 미숙했거나, 별별이님의 자리에 누군가를 꽂으려 한다거나 하는 상황들요.

지금 중요한 건 이유부터 알아보는 건데요. 후자인 경우는 현재 상태에서 해결이 쉽지 않지만, 나머지는 이유를 알면 개선할 여지가 있어요. 관계성의 문제는 상대적인 거니까요.

먼저 가장 가까운, 회사 내에서 원인을 알아볼 수 있는데요. 상사나 선배 중 누군가는 그 이유를 알 수 있거든요. 누군가 답해줄 여지가 있다면,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 될 거예요. 그리고 그들을 우군으로 만들어서 본부장에게 간접적으로 오해를 불식시키거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고요.

다음은 본부장에게 직접 묻는 선택지인데요. 그 분이 적극적인 자세를 바랐다면 특히 필요해요. 업무 지시를 안 했다는 걸 보면 스스로 일을 찾아보고, 만들고 하려는 의지를 보고 싶었을 수 있거든요.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이었다면 그 자체로 ‘일 못하는 사람'이란 낙인을 찍었을 수도 있고요. '일을 안 주면 아무 것도 안 하네? 왜 물어보지도 않지?' 하면서요.

면담을 요청해서 '일을 잘하고 싶은데, 부족했던 것 같다. 어떤 점이 문제인지 알고 싶다'며 정중하게 고치겠다는 의지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면 '오해한 부분이 있구나' 하면서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어요.

본부장이 자존감이 낮거나 성격적인 이유로 별별이님을 그냥 (감정적으로) 싫어했더라도, 이유를 물어보는 행위 자체가 스스로도 다시금 '왜 그랬지?'를 이성적으로 생각해보게 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대놓고 별별이님에게 함부로 하진 않을 거예요. 뜨끔했다면, 조심할 테고요.

이유를 직간접적으로 파악했다면 다음은 조금 쉬워요. 그 분이 싫어하는 행동을 최대한 그 앞에선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제거하고, 또 상사가 선호하는 업무 방식에 맞춰서 일을 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면 되거든요.

이직을 결심한 경우라도, 이유를 알아보는 건 필요한데요. 첫 번째로 별별이님께서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려고 시도한 것은 하나의 경험이 돼요. 그 자체가 하나의 성취감도 줄 수 있고요. 두 번째로 만약 그게 업무 태도에서 부족했던 거라면, 다음 직장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요. 세 번째로 관계 개선이 이뤄진다면 생각지도 못하게 본부장이 우군이 돼줄 수도 있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은 이성적으로만 행동하지 않는다는 건 별별이님께서도 잘 아실 것 같아요. 그리고 한 쪽이 무조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들도 많고요. 반대로 말하면 아주 사소한 행동 하나가 별별이님에 대한 생각을 좋은 쪽으로 바꿔놓을 기회도 된다는 뜻이거든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별별이님께 이득이 될 방향으로 잘 풀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40만 명의 직장인과 취준생이 잡플래닛 <컴퍼니 타임스>의 뉴스레터를 매주 이메일로 받아보고 있어요. 구독하고 싶다면 여기로 오세요!(링크)



매거진의 이전글 쉼없이 7년째 직장생활…그만둬도 괜찮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