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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준생LAB May 28. 2021

[컨설팅] 모든 사람은 용도가 있다.

드디어 자신의 용도를 알게 된 엠제이의 눈에는 물방울이..




"더현대 서울" 각 층마다 카페가 있다  (사진 출처 한국경제)



'여기가 맞는데.. '



두리번거리던 그때, 카톡방이 울렸다.



어제는 지난번 그때 만났던 그 카페에서 만나자고 하셨는데..


다시 3층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내려가자마자 다행히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저번 주에 만난 곳이 4층 아니었나요...? 왜 갑자기 3층을.."


"새로운 곳도 경험해봐야지"


대표님은 참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자원 진단이 우선입니다.



현재 이 조직이 가지고 있는 인적자원을 진단하기 위해

5월 초부터 시작된 검사 데이터가 나에게 모이고 있었다.


오늘은 직원 개개인의 프로파일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만나는 날이었다.

나름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작업을 마쳤기 때문에, 나는 의기양양하게 데이터를 내보였다.



대표님은 안경을 끼셨다.


모니터 화면을 뚫어지게 보더니 대표님이 말씀을 꺼내셨다.


"ISTJ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뭐지?"


순간 정적.



네? ISTJ를 한마디로요..?


"...모릅네더"


나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야.. 이 사람들은......."


"아항.."


"모든 사람은 용도가 있어요. 용도가 없는 사람은 없어요.

... 이걸 자기가 세세하게 들여다보면서 더 작업하면, 어느 정도 알게 될 거예요

금요일까지 더 정리해서 다시 봅시다"


대표님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며 나에게 인재 유형에 대해 조금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아무리 봐도 조금이 아니라 많이일 것 같은데,

더욱더 겸손해진 나는 벼가 되었다.



익지도 않았는데 고개를 숙인 벼 = 엠제이







그리고 다음날 오전, 





금요일까지 완료 예정이던 데이터 작업을

오늘까지 마쳐야 한다고 하셨다.



뭐?




나는 하던 일을 중단하고 분류작업에 들어갔다.




45개 시트 정리 중..


사람 개개인이 가진 강점이 다르고,

같은 강점을 가졌다 해도 세부능력에 따라 또 분류 유형이 다르다.

한 명의 프로파일을 분류 작업하는데 길면 20분이 넘게 걸릴 때도 있었다.



'오옷 이분은 엄청 명확하네,  

오옷 이분은 이걸 잘하시겠네, 

오옷 이분은.... 뭐지?'



직원들과 만나지 않았음에도 만난 것 같은 

은밀한 내적 친밀감을 올리며... 점심부터 시작한 작업을 밤 11시 넘어 마쳤다.



오늘까지 완성해야 한다고..?



그렇게 직원들의 프로파일을 완성시키면서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은 사람마다 용도가 다르다.

용도가 다르다는 말은 쓰임이 다르다는 말이다.

쓰임이 다르다는 말은 잘하는 게 다르다는 말이다.


이 사람이 이걸 잘하면, 저 사람은 저걸 잘한다.

이렇게 잘하는 게 다른 사람들을 모아서 팀을 만든다는 거구나.



부드러운 시트, 달콤한 크림, 향긋한 과일 각각의 조합이 모여 케이크가 되는 것처럼.. - 전날 더현대 서울에서 봤던 케이크들



이 작업을 하면서 나도 모든 검사에 참여하고, 나의 프로파일을 작성해보도록 했는데

내 프로파일을 본 순간 나에 대한 이해가 더 명확해졌다.


왜 나는 항상

기사를 읽고 타인의 의견을 들었을 때 내용에 대한 허점만 찾는지,

책을 읽고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항상 검색해보는지,

친구가 원하던 90년대 이전 자료를 인터넷 바닷속에서 어떻게든 찾아내는지,

모든 과업을 어떻게 하면 빠르고 효율적이게 할 수 있는가 생각했는지.



... 용하다.. 이 프로파일


점집을 차려도 될 정도였다.


(실제로 이 작업을 마치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점집을 차리라고 할 정도라고 한다.)







다음은, 


이 데이터를 들고 BP팀을 구성하는 미팅이 예정에 있다.

대인기피증 증세가 있는 엠제이가 과연 일을 잘 마칠지..

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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