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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준생LAB May 08. 2019

[취준생 일기] 불합격의 나날들을 지내며

취준생 일기 에필로그


3년전에 만난 벚꽃


흩날리는 벚꽃 한 잎 움켜보지도 못한 채 바삐 달려왔건만 면접관의 얼굴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연이어 찾아드는 불합격 소식에 단순한 의문점이 먼저 들었다. 내 삶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고칠 수는 있는 걸까? (1) 전체 노동자의 33%가 비정규직인 한국의 고용구조.. 에서 나는 정규직을 갖지 못하게 되는 걸까?


점점 길어지는 의문들은 깊은 잠을 들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게 맑지 못한 머리로 청명한 봄 하늘을 맞이하게 되는 잔인한 5월이다.


되돌아보면 멍청하고도 순진했던 것 같다. 어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며 대학 교문까지 드나들었다.

그 뒤에는 남들이 하는 대로 동아리, 학점, 자격증, 대외활동 등등 소위 직장을 갖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들을 준비하며 나름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냈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어땠는가?

비참한 결과를 보며 ‘어른들이 초등학교-중학교-대학교-직장-결혼이라는 획일적인 계단에 우리를 밀어 넣어서 이렇게 되었다’는 얄팍한 반항심이 들었다.

심지어 지금 밟으려는 직장이라는 계단은 탄탄한 콘크리트가 아닌 난간 없는 유리 계단이 아닌가.


하지만 깨닫고 보면 모든 건 나의 ‘선택’에서 비롯된 ‘결과’들이었다. 또한 도망치고 회피하면 그 계단의 두께마저 점점 얇아질 거라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파우스트는 악마와 계약한 뒤 끊임없는 경험과 방황을 하게된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기 마련이니라.



괴테의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한 말이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방황과 고뇌는, 무언가 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만큼, 다음 전략은 더 철저하게 수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소서가 문제라면 경험을 다시 분석해보고, 

인적성에서 떨어졌다면 시간 투자 대비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찾는 등, 노력의 방향을 수정하는 게 어떨까?


마지막으로 노력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주위에서 ‘24만 원 알차게 쓰기’라는 말은 들어 봤어도’ 24시간 알차게 쓰기’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24시간이야 말로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자원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내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중 몇 시간을 내 목표에 사용하고 있었는가? 또한 지금 투자한 시간이 효율적 인지도 따져보자. 최단기간으로 해낼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다.



          

(1)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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