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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나무숲 Feb 08. 2023

과거 보고서 재활용하는 리더

과거에 작성된 보고서,

그것도 3년 전 보고서를 재활용..

업사이클도 아니고 리사이클하는 사람이 있다.


신입사원이 해도 욕먹을 일인데,

리더라는 사람이 한다.




작년부터 우리 부서는 인력이 부족했다.


사람이 나가면 바로바로 채워져야 하는데,

일을 차일피일 미루는 버릇이 있는 리더는

인력 보충도 차일피일 미뤘다.


퇴사, 휴직으로 사람이 나간것도 모자라

작년 말에는 옆부서로 동료가 이동을 했는데

모자란 리더는 눈 뜨고 팀원을 뺏겼다.

(인원 트레이드가 원칙인 것을..)


인원이 빠지고.

작년부터 미뤄둔 일들은 쌓여 있고.

올해 새로 생긴 일도 쌓여 있고.


올해 초에 한 업무 분장은

팀원들과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됐다.


나도 모르는 일들이

내 담당 업무에 추가되어 있었고

추가된 업무에 대한 설명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꽤나 중요도가 높은 업무였는데

업무 분장 이후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


그러고 지금.

며칠 전에 그 윗 상사가 그 업무를 당장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그 업무를 시작하라고 리더 또한 나에게 지시했다.

지시한 사항이 이해가 되지 않아

어떻게 진행해야하는지, 데드라인은 언제인지 되물었다.

리더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내가 알아서 내용을 짐작하기로 했다.

데드라인은 그 다음날 오후인 것 같았다.

바로 일에 착수하여 방향을 잡고,

퇴근 전에 나의 그 다음날 일정을 말하며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했다.


다음날 출근해서 보니 리더는 읽씹을 하셨다.


안 급한가 보다.


내 머릿 속에 드는 생각은 그거였다.

그래서 오전에 보고서 작성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리더가 그 윗 상사가 급하게 찾는다고

자기가 급하게 작업했다는 보고서를 보내왔다.

참고하라고 했던 3년 전 보고서를 복붙하셨다.

토 씨 하나 틀리지 않고. 현황과 실행 방안 모두 다.


모두 다 혀를 내둘렀다.

침착하자.. 진정을 해가며

내용이 예전 버전과 같다고 리더에게 말했다.

그러더니 그럼 나보러 방안을 생각하란다.


도돌이표다.

내가 그 전날 피드백을 요청하지 않았나?


더 화가 나는 건

저렇게 재활용한 보고서에 작성자 란에

내 이름을 썼다는 거다.


어이가 없어서 리더 이름으로 바꿨다.


그 다음 날 보니 또 내 이름으로 바꿔놨다.


나도 또 리더 이름으로 바꿨다.


끝까지 한 번 해봐야겠다. 내가 때려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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