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소서 이야기 -
소개팅을 나가기 전 다들 주선자에게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받아 보았을 것이다. 어떤 사람 좋아해? 이상형이 어떻게 돼? 또 반대로 물어도 보았을 것이다.
‘그 사람은 이상형이 뭐래?’
이상형은 쉽게 말하면 ‘나는 이런 사람을 좋아한다.’라고 풀이될 수 있겠다.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법인인 회사도 이러한 이상형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통 인재상이라고 부른다. 취업 준비생들 중 더러 회사의 인재상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이들이 있다. 인재상 그거, 회사마다 다 비슷비슷한 거 아니야?라고 하는 이들도 보았고, 때로는 어차피 비슷한 답변 CTRL+C, CTRL+V 할 건데 인재상은 봐서 뭐하게?라고 하는 이들도 보았다.
하지만, 취준생들이 가벼이 여기는 인재상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홈페이지 멋있게 꾸미기 위해서 똑똑한 직원들이 머리 싸매어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인사 담당자들이 채용을 진행할 때에는 항시 합격에 대한 ‘근거’와 ‘탈락’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 이 근거의 기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재상’이다.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났다고 하자. 만약 내가 상대의 이상형이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많은 질문과 답변을 오고 가면서 상대의 마음에 드는 이상형이 되도록 짧은 시간이나마 부단한 노력을 하지 않겠는가? 반대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에는 상대(회사)의 이상형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할 텐가? 하물며, 소개팅은 상대방과 일대일로 마주하겠지만, 입사는 당신이 원하는 그 자리에 이미 수천 명이 지원하지 않았는가? 어떻게 해서든 상대(회사)의 이상형에 맞추기 위해서 노력이라도 하지 않겠는가? 물론, 회사의 인재상을 분석하고 이에 최대한 자신의 강점들을 맞추기 위해 글을 쓰거나 면접에서 답변을 하더라도 탈락하는 것은 부지기수 이겠다.
이상형(인재상) 그 자체의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한 두 가지는 이상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연출된 글과 태도는 결국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형이 어떤 사람인 줄 미리 파악하고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깃든 삶을 살아왔다면, 이러한 모습들이 자기소개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면, 그런 노력해온 모습 자체가 회사에서 원하는 이상적인 인재로 비춰지지는 않을까?
저자의 경우, 시간이 날 때면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인재상들을 찾아보았던 기억이 난다. 자기 일에 열정적인 인재.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인재. 창의적인 인재, 등등. 이런 인재상들을 단순히 멋지거나 뻔한 글로 생각하지 않았다. 반대로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하면, 열정적인 인재로 보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인재로 보여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사람으로 비칠 수 있을까? 자기소개서를 쓰는 순간이 되어서야 막연히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미리 찾아보고 생각하고 그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한 행동을 미리 취하는 것이다. 자소설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인재상은 이상형이다. 당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회사 홈페이지를 가보라. 그 회사의 인재상을 수 차례 읽고 곱씹어 보며 왜 이런 인재상을 적어 두었을까 고민 해 보라.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업을 알고, 직무의 특성을 이해하면 어떤 인재상을 염두하여 채용을 하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이 그 회사의 인재상에 100%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상형과 닮기 위한 노력을 하라. 만약 당신이 1~2학년과 같이 아직 당장 취업이 급하지 않은 학년이라면 졸업 시즌이 될 때쯤엔 나도 모르게 이상형에 가까운 인재로 성장 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