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우리는 각자의 섬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각자의 섬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영원히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인생은 나의 섬에서 얼마나 즐겁게 다른 섬의 사람들을 관망하며 사느냐에 따라 불행하거나 행복하거나의 경계를 넘나 듭니다.
직장 상사의 농담이 꽤나 재미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만의 유머가 마치 대단히 재미있는 양 모든 사람들에게 그에게만 재미있는 것 같은 유머를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그로 인해 힘이 듭니다. 이렇게 느끼는 사람들은 이제 그만 그의 섬에서 나와야 합니다. 그저 나의 섬에서 그의 소리가 들리는 것을 듣고 나의 섬에서 나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저 관망하고 흘려버리면 그만입니다. 그의 섬에 첨벙첨벙 걸어 들어가 앉아 있지 마세요. 아무 의미 없습니다. 그냥 나의 섬에서 그의 모자람을 혹은 그의 재미없음을 관망하면 그만입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가까 운들 어느 누구도 그의 섬에서 나의 섬으로 데리고 올 수 없습니다. 너와 내가 가깝다는 것을 그저 섬의 거리가 가까운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까워서 오히려 더 많은 소리가 들릴지언정, 그저 그의 섬에서 그만의 삶을 살아가고 나와 가까운 곳에서 좀 더 많이 들릴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가까 워도 결코 나의 섬에서 살게 할 순 없고, 나 또한 그의 섬에서 살아갈 순 없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거나 혹은 모르는 상태, 나의 섬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타주의는 물거품 같을 뿐입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 만의 섬을 구축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줄 아는 것이지, 나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방식이 아니거니와 진정한 이타주의의 의미에서 벗어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이해할 줄 알고, 나의 섬을 잘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섬도 돌아보고 이해할 줄 아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혼자입니다. 혼자라 외롭지 않습니다. 혼자라 충만합니다. 그렇게 하나의 인간으로 존재감을 완성해 나아가는 것이야 말로 인생의 가장 큰 목적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