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단면을 이야기하는 예술

사탄탱고 서평

by 조범준

《사탄 탱고》는 인간 존재를 해명하려는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얼마나 쉽게 흔들리고,얼마나 무력하게 본능에 굴복하는지를 집요할 만큼 오래 응시한다.작품 속 인물들은 세계를 이해하지도, 자신의 삶을 성찰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그저 기다리고, 속고, 반복하고, 다시 기대한다. 그 반복의 리듬 속에서 인간은 철학적 주체가 아니라 환경과 시간에 떠밀리는 연약한 생물로 남는다.

이 점에서 《사탄 탱고》는 카뮈의 《이방인》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이방인》이 부조리를 개인의 의식 안에서 다뤘다면, 《사탄 탱고》는 그 부조리를 집단과 구조, 그리고 늘어진 시간 속에 흩뿌려 놓는다. 뫼르소가 의미 없는 세계 앞에서 침묵하는 인간이라면, 《사탄 탱고》의 인물들은 의미를 묻는 힘 자체가 소진된 인간들이다.


이 소설이 대단한 이유는

인간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설명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나약함이라는 단 하나의 층위를

끝까지 밀어붙이며 어떤 구원도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탄 탱고》는

철학적으로는 부분적이지만, 문학적으로는 완결된 작품이다. 인간에 대한 해답을 남기지 않기에 허무가 남고, 그 허무를 끝까지 감내하게 만들기에 위대하다.

크라스나호르커이는 질문한다. “당신은 이 인간들과 얼마나 닮아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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