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주론

나의 세계관

by 조범준

우주의 끝과 시작 없음 그리고 그 광활함에 대한 고민을 꽤 긴 시간 했다. 끝이 있다는 말도, 시작이 있다는 말도 모두 어딘가 불편했다. 끝이 있다면 그 끝 너머는 무엇이고, 시작이 있다면 그 시작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그 질문은 언제나 또 다른 질문을 낳았고, 결국 시작과 끝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주를 설명하기에는 너무 인간적인 언어라 생각했다.

그러던 중 매트릭스 같은 세계관에도 어느 정도 공감 했다. 보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상상, 현실이라 믿고 있는 감각이 하나의 층위일 수 있다는 발상. 하지만 거기에도 늘 걸리는 지점이 있었다. 그 세계는 결국 “미래의 인류”라는 기원을 전제한다. 아무리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도 출발점은 인간이고, 시간의 한 방향 안에 갇혀 있다. 그 순간 무한은 다시 하나의 이야기로 축소된다. 나는 그 모호함을 끝내 참지 못한다.

중학생 시절 Newton 이라는 과학 잡지를 구독하던 중 아인슈타인의 시공간과 웜홀 그리고 타임머신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멋진 사진들과 함께 보고 그 이론에 심취했던 적이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그러한 더 넓은 세계관을 설명한다. 이 우주에 대한 표상의 근본을 찾아 들어간다. 시공간과 블랙홀 그리고 웜홀을 이어 시공간을 초월한 우주에 대한 가장 근 현대적인 우주론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 또한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표상의 이론적 조합일 뿐 그 어떤 근원도 설명하지 못한다.

그 모호함은 결국 엄청난 초라함으로 도래한다. 그 초라함의 허무함은 다시 나로 이끈다. 이 우주란 것은 어쩌면 내 주변에 존재 하는 것은 아닐까. 그 방대함이라 하면 내 공간의 그 세밀함으로부터 나의 존재. 내 주변에 있는 수많은 먼지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서로를 밀고 당기는 힘, 찰나에 생겼다가 사라지는 전기적 작용들, 의미도 의지도 없이 반복되는 수많은 현상들. 그 모든 것들은 너무 작고, 너무 사소해서 우리는 그것을 우주라고 부르지 않는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초연함과 무관심, 그 크기와 목적 없음이 우리가 상상하는 우주의 태도와 어디가 그렇게 다른지 알 수 없어진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이 광활함은 큰 것에서 시작된 감각이 아니라 작음의 반복에서 생겨난 감각일지도 모른다.


그냥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먼지와 공기, 그 모든 현상들의 전기 작용과 사라짐과 당김, 그 모든 것들의 초연함과 작음으로부터 우리가 가시적으로 느끼는 이 광활하고 끝없는 우주, 그 모든 것의

작음의 작음의 작음

시작과 시작의 시작

끝없음과 끝없음의 끝없음

그 광활함은 결국 모든 것의 공허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결국 그것은 나의 끝없는 사유로 이끈다. 그리고 그것은 사유의 근원을 찾아간 쇼펜하우어의 의지를 떠오르게한다. 그 Wille은 모든 생각의 끝을 귀결하게 만든다. 결국 나라는 의지로부터, 나라고 느낄 수 있는 그 지점으로부터 모든 것은 출발한다. 그것이 이 우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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