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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인 May 01. 2018

2018년 05월 01일 화요일 오후 08시 12분

팀 리빌딩의 실패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2월 19일에 시작한 미텔슈탄트는 결국 오늘 멈추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개발 책임자로 들어온 멤버들이 모두 이탈하게 되었다. 나와 영업 책임자로 들어온 멤버만 남았다.


멤버들간의 관계, 조화는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좋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업무에 관해서는 완전하지 못했던 것 같다. 특히 우리는 제품 개발에 대한 일정 관리에서 처절한 실패를 겪었다. 무려 네 차례에 걸친 출시 연기가 균열의 출발점이었던 것 같다.




회고

오늘 미팅이 있기 3일 전부터 지난 2개월 조금 넘는 시간 동안의 활동들을 회고했다. 문제점들을 하나씩 모으고 그것들의 정확한 원인들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같은 현상을 두고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각각의 항목들을 그룹화하니 최종적으로 4가지 문제로 정리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한 단어로 정리하면 '역량'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역량

역량은 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기술과 기반된 지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상황에 따른 판단력도 역량의 일부일 수 있고, 어떤 일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 또한 역량에 기반하여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타고난 인품은 자세와 태도를 기본적으로 잡아주는 것 같지만 결국 부족한 역량이 그것을 무너뜨릴 수 있기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느껴졌다.


잠재력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잠재력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한 개발 책임자들 또한 잠재력이 상당한 멤버들이었다. 사람도 너무나 좋고 스타트업에 대한 경험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그들이 가지고 있는 꿈과 비전이 그들을 빠르게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 여기고 그들을 신뢰했다. 하지만 잠재력은 역량과 분리된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 현재의 역량과 지니고 있는 잠재력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혼돈해서는 안 된다. 나는 그 부분에서 큰 실수를 했던 것 같다.


노력

개발 책임자로 들어왔던 한 멤버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시간을 업무에 투자했고 그것은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담보로 한 것이었기에 얼마나 노력이 컸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조직에서 노력이라는 것은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정도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것이 가끔 간과되어 당사자로 하여금 무기력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했다. 또한 책임이 동반되지 않은 노력은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노력은 그 방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노력의 방향을 정확히 설정해주지 못한 것이 지금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다시 원점

마지막 기회

작년 연말에 기존 멤버들을 정리하고 리빌딩을 거치면서 마음 먹었던 것이 하나 있다. 더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치와 낭비를 구분짓는 그 단순한 이분법적인 사고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대표의 머리가 늘 언제나 차갑게 돌아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욕심이 아니다. 생존에 대한 본능으로서 필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당연한 것이다.


성장

비록 어렵게 만들어진 팀이 무너지고 다시 시작되더라도 성장에 대한 욕심은 결코 버려선 안 된다. 우리에겐 아주 잠시라도 실의에 빠질 시간은 없고 한 수를 무를 수 있는 카드도 없고 편하게 어딘가 기댈 곳도 없다. 현재의 위기를 빨리 벗어날수록 성장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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