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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Nov 29. 2023

자격증과 역량의 관계

자격증은 자격이 있는가?

나는 지금까지 총 11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모두 나의 직무분야의 자격증이며 초저난이도부터 초고난이도 자격증까지 폭넓게 취득했다. 그동안 내가 취득한 자격증은 아래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취득한 자격증과 인증


이렇게 몇몇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든 생각과,  주위 지인들의 자격증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접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자격증 그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고,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나의 생각 한 꼭지를 적어 본다.



자격증은 과연 사람의 역량을 증명해 주는가?



이 질문을 던져 놓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관점을 좀 바꾸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역량을 증명한다'라는 것은

과도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답을 끌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질문의 관점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사람의 역량은 자격증 취득으로 향상되는가?


이제 좀 현실적인 답변이 가능해질 것 같다.


역량이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힘'을 뜻하며, 

그 힘의 정도는 그 사람이 가진 총체적 능력에 대한 문제로 볼 수 있다.


한 사람의 총체적 능력에는, 
(1) 그 사람의 두뇌의 질적 우수성은 물론이고

(2) 의도적으로 학습하여 내재화시킨 지식

(3) 삶에서의 성공/실패를 통해 배운 경험 

등 모든 것이 영향을 주게 된다.


생각이 여기에 다다르자 공자님의 말씀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선천적인 요소(타고난 천재와 같은)를 제외하면,

한 사람의 총체적 능력, 즉 역량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의도적인 인 학습을 통해 얻든 지식과 실제 그 일을 하면서 배운 경험,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역량 향상 = 의도적인 학습에 의한 지식 + 실제 경험으로부터 배운 것


공자께서는 '배우고 생각하라'라고 하셨다.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배움은 소홀히 하면서 생각만 하면 위험해진다는 의미로 배움과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서로 보완되고 융합되어야만 한다는 가르침을 전한다.


나는 공자께서 말씀하신 '배움'을 의도적 학습에 의해 축적되는 '지식'으로 연결하고(배움 = 지식),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고찰(생각)'은 지식이 시행착오를 거쳐 현장에서 적용되는 실제 사례와 그로부터 얻어지는 실질적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생각 = 경험지식)


나아가 실제 상황과 복잡한 현장에서의 문제해결 능력은 그 사람의 지식과 경험이 합쳐진 응용능력이 밑바탕이 되어 발현하게 된다.


지식 + 경험 = 응용능력 -> 문제해결


그리고 문제해결의 과정과 결과로부터 다시 지식과 경험이 질적/양적으로 향상되어 발전을 거듭하는 선순환구조를 띄게 된다. 이 과정을 간단히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자격증 그 자체는 지식적인 요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분야에서 요구하는 일반화된 지식을 습득하고 문제를 풀어야 하기에 지식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식만으로는 부족한 경험이란 것은 실제 현장에서 뛰어봐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의 역량은 자격증 취득으로 향상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 볼 수 있겠다.


자격증 취득으로 지식적인 요소의 향상을 이룰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이 글의 원래 질문이었던 '자격증은 그 사람의 역량을 증명해 주는가?'라는 질문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려 볼 수 있겠다.


자격증은 그 사람의 지식적인 소양을 증명해 줄 수 있다.




이제 눈을 돌려, 자격증 그 자체를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 이어온 글의 전개와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좋은 자격증의 기준도 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식과 경험이 모두 갖춰져야지만 취득 가능한 자격증이, 역량 증명이라는 측면에서는 보다 경쟁력 있는 자격증이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가 부정적으로 보는 자격증 유형이 있다.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1) 특정 기관의 수익사업의 일환으로만 활용되는 사업행위로써의 자격증과 

(2) 소위 덤프라고 불리는 기출문제만 달달 외워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이 그 부류에 속한다.


이런 자격증의 특징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식도 경험도 필요치 않고 대체로 암기만을 요구한다.


암기와 지식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암기는 지식 축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지식은 본질에 대한 이해와 암기를 통한 습득이다. 


본질에 대한 이해 없는 암기와 경험조차도 필요로 하지 않는 자격증은 이 글에서 논하는 자격증의 범주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의 거장, 스티브 맥코넬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스티브 맥코넬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역량이라는 측면을 교육(education)과 훈련(training)이라는 두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내가 이 글에서 기준을 둔 두 가지 관점(이론과 경험)과 비교해서 읽히기를 바란다. 


이론과 실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냐는 것은 교육(education)과 훈련(training)을 어떻게 특징짓는가에 달려있다. 교육은 다양한 지적인 모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질을 부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리고 좀 더 일반적인 지식에 초점을 두고, 비평적 사고력 개발을 포함한다. 그에 비해 훈련은 당장 쓸 수 있는 특정 기술과 지식을 제공한다. 즉. 교육이 전략적이라면, 훈련은 전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가장 많이 부여되는 능력 개발 형태는 바로 훈련이다. 훈련의 목적은 개발자가 특정 프로젝트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특정 기술을 빠른 시간 내에 익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오랫동안 도움이 될 소프트웨어공학 원리들을 가르치는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은 소프트웨어 개발이 표준화된 교육으로 정립되기에는 너무나 전문적이고, 분화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이 표준화된 훈련으로 정립되기에 너무 분화되었을지는 몰라도, 표준화된 교육으로는 정립될 수 있다.

- Professional 소프트웨어 개발, 스티브 맥코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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