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자격증은 일종의 도전이자 동기부여를 위한 수단이었다. 또한 내 직무와 전문분야에 대한 정리이자 증명의 수단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운전면허를 제외하고는 모두 SW 분야 자격증만 취득했다. 그간 내가 취득한 자격증과 취득 배경, 자격증의 특징을 취득 날짜 순으로 정리해 본다.
인터넷 정보검색사 2급
(발행기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취득일) 2001년 ?월 (몇 월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남)
1997년에 군대를 제대했는데 복학을 해보니, 인터넷이란 것이 유행하고 있었다. 대학에서도 인터넷 관련 과목이 개설되어 있어서 몇 개를 들었다. 이때부터 컴퓨터에관심을 조금씩 가지게 되었다.
사실 이 자격증은, (바로 아래에 있는) 전자상거래관리자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재미로? 응시한 자격증이다. 꽤 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는 전자상거래관리사 자격증의 시험 범위에 포함되기도 했고, 시험 자체가 집에서 온라인으로 응시하는 간단한 시험이라 쉽게 응시했고 쉽게 취득한 자격증이다. 물론 그만큼 자격증의 가치도 거의 없다.
이 자격증은 내 이력서에서도 제외하곤 하지만, 그래도 나의 첫 IT 분야 자격증이니 여기에 기록해 본다.
전자상거래관리사 2급
(발행기관) 대한상공회의소 (취득일) 2001년 7월
대학 졸업반 시절,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로 진로를 준비하면서 취득하게 된 자격증이다. 당시 이 자격증의 광고와 홍보가 많이 이루어졌는데, 뭔가 그럴싸해 보였다. 돌이켜 보니 광고에 혹했고 내가 순진했다.
당시 정보처리기사급 정도의 난이도였다.
1차 필기/2차 실기 시험이었는데, 1차 필기는 다루는 범위가 꽤나 방대했고 2차 실기는 직접 컴퓨터로 각종 작업(IIS 웹서버 세팅/ASP 코딩 등)을 해야 했다.
이 당시만 해도 나는 SW개발 초보 수준이었다. 그런 만큼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한 자격증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기대와는 달리 취득 후 쓸모는 거의 없었다.
OCP(Oracle Certified Professional) 9i
(발행기관) Oracle (취득일) 2004년 3월
오라클이라는 외국의 유명한 DBMS 회사에서 주최하는 자격시험이다. 실무에서 DB를 다루기도 하고,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해서 학원에 자격반 커리큘럼을 신청해서 준비하게 되었다.
당시 이 자격증은 필기시험만으로 취득 가능한 페이퍼 자격증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9i버전부터는 일정 시간 이상의 실무 교육을 필수로 요구했었다. 그래서 꽤 비싼 수강료를 지불하고 실무 강의를 들었다. 매일 저녁 멀리 있는 학원에 가는 게 아주 귀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MCAD (Microsoft Certified Application Developer)
(발행기관) Microsoft (취득일) 2005년 1월
부산의 동명정보기술원이라는 전문 교육기관에서 같이 공부하던 여러 사람들과 같이 준비하고 취득한 자격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주최하는 국제 자격증으로 MS기반 개발자를 위한 자격증이다. 당시에는 MCAD, MCSD, MCT로 이어지는 도전을 생각했으나, 이 자격증 까지만으로 만족(?)해 버렸다.
MS MVP(Microsoft Most Valuable Professional), C# 부문
(발행기관) Microsoft (취득일) 2008년 7월
이건 자격증이 아니라 인증 프로그램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자사 기술 분야에 대한 전문가를 인증하는 프로그램으로 별도의 자격시험을 치르는 게 아니라, 전문가 활동 내역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자격이 부여된다.
전문가 활동이란, 해당 기술 분야에 대한 책을 쓰거나 강의를 하거나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다른 이들의 Q&A에 답변을 하는 등 그 활동으로 인해 '기술을 알리고 타인을 기술적으로 도와주었는가?'를 심사한다.
자신의 전문가 활동 내역을 정리해서 영문으로 지원서 포맷에 맞춰 제출하면 심사가 이뤄지는데, '한국지사 -> 아시아지사 -> MS 본사' 순으로 심사가 진행되었다. MS 기술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MVP를 선발했는데, 나는 당시 실무 주력 언어로 사용하고 있었던 C# 부문에 지원했다.
첫 번째 시도 시 떨어지고 두 번째 시도에 통과했다.
당시 MS MVP는 공신력도 있었고, MS 계열 개발자들에게 상당한 선망의 대상이어서 많이 뿌듯했다. 그리고 MS직원 전용쇼핑몰에서 직원가로 MS상품을 일정금액 구매할 수 있는 혜택도 덤으로 주어졌다.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발행기관) PMI (취득일) 2009년 6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장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는데, 이때 프로젝트 관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 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된 자격증이다.
국제적 프로젝트 관리 기관인 PMI(Project Management Institute)에서 프로젝트 관리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자격증이다. 이 자격증을 위해 강남에 있는 라이지움이라는 학원도 다녔다. 공부할 내용이 방대하고 복잡한 계산 문제도 있어서 정성을 꽤나 쏟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험 보던 날이 아직까지 머릿속에 생생하다. 시험은 정해진 시험 장소에 가서 컴퓨터로 치른다. 시험 결과는 시험 종료 후 최종 제출 버튼을 누른 후 몇 분 뒤 발표되는데 그 몇 분의 떨림이란...
첫 번째로 응시한 시험에 운 좋게 합격하여, 기분 좋게 복귀했던 기억이 난다.
기술사(정보관리)
(발행기관) 한국산업인력공단 (취득일) 2016년 5월
이건 매우 비장한 각오로 준비한 자격증이다.
혹독한 준비 과정을 각오했으며 주말도 반납하며 공부했었다.
시험은 1차 논술 시험과 2차 면접으로 구성되어 있다.
1차 시험은 1교시 90분씩 총 4교시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시험 시간만 자그마치 6시간이다. 그러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6시간을 혼신의 힘을 다해 논술해 나가야 한다.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 정도에 마치는데 시험을 다 치르고 나면 그야말로 녹초가 된다.
2차 시험은 대학교수/기술사로 구성된 3명의 면접관 앞에서 질문에 성실히 답해야 한다. 기술적인 답변을 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나, 구술시험이다 보니 임기응변과 순발력과 재치도 필요하다.
이 자격증은 1차 시험 합격이 중요한 시험이다.
2차에 비해 1차의 합격률이 매우 낮으며 2차 시험은 1차 합격 이후 4번 정도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1차를 합격하면 기술사가 된 것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2차에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신 분들도 있긴 하다)
나의 경우, 1차 시험 합격 기준으로 총 1년 6개월 정도 걸렸으며 6개월마다 있는 시험에 총 3번의 응시했고 3번째 시험에 합격했다.
첫 번째 시험은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응시했는데 별 기대도 없이 경험 삼아 본 것이라 당연히 떨여졌다. 두 번째 시험은 작심하고 봤다. 그러나 작은 점수 차이로 떨어져서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너무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6개월을 또 준비해야 된다는 막막함과 다시 한다고 해서 무조건 합격하리라는 보장도 되지 않는 현실의 무게감이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어쨌든 그렇게 다시 6개월을 준비했고, 세 번째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면접시험은 한 번에 합격해서 아주 기뻤다.
이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나의 의도된 노력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성까지 더해져서 얻게 된, 제대로 된 성취를 맛보게 해 준 소중한 자격증이다.
그래서 나의 합격수기에는 이런 말을 남겼다.
'생각하는 다수, 행동하는 소수, 지속하는 극소수. 지속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1차 합격연에서 소감발표
한국생산성본부 기술사 공개설명회에서 합격수기 발표
정보시스템 수석감리원
(발행기관) 정보시스템감리협회 (취득일) 2016년 7월
기술사 자격을 취득하면 별도의 시험이나 감리 경험 없이 5일간의 감리교육과 소정의 시험을 이수하면 수석감리원 자격이 부여된다. 기술자 자격의 혜택 중 하나이다.
실제 감리를 수행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 커리큘럼이라 5일간 꽤 낯설고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교육 마지막날 필기시험이 있는데 교육을 충실히 듣고, 공부를 조금 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물론 기술사 공부로 어느 정도 감이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실제 감리현장에 나가야 돈이 되는데, 직장에 매여있다 보니 아직 한 번도 나가 보지 못했다. 언젠가 현장에 나가서 그 경험을 나누고 싶다.
데이터 품질인증(DQC-V) 심사원
(발행기관) 한국데이터진흥원 (취득일) 2016년 8월
한국데이터진흥원에서 주최하는 데이터 관련 3종 인증의 심사원 중 데이터 품질 부문 자격이다. 3일간(2일인가? 기억이 가물)의 교육과 주말 시험으로 취득할 수 있다.
교육은 참신하고 재미있었는데, 마지막 날 보는 시험 만만찮다. 아무래도 실무 현장에 가서 의뢰 기관의 데이터 품질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일을 해야 되다 보니, 시험에 꽤 신경을 쓴 느낌이었다.
중요한 것은, 여타 다른 심사원 자격보다 보수가 짭짤한 것이 장점이다.
심사는 7일간 진행되는데 5일은 현장 심사, 2일은 보고서를 작성한다. 심사비는 2022년 심사원 기준으로 1일 563,575인데 7일을 곱하면 총 3,945,025원을 받는다. 그리고 추가로 경비가 나오는데 경비 항목은 다음과 같다.(일비: 2만 원, 식비: 2만 5천 원, 숙박비: 5~6만 원, 교통비: 실비처리)
그러나 안타까운 건 작년(2022년) 말을 기준으로 한국데이터진흥원의 데이터인증사업(품질인증, 관리인증, 보안인증)이 종료되었다. 다만 데이터산업법(22.4.10. 시행)에 근거하여 데이터 품질인증이 신설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 심사원 자격이 어떻게 활용될지 두고 볼 일이다.
ISMS-P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발행기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취득일)ISMS: 2016년 10월 / ISMS-P: 2019년 5월
기업(기관)의 정보보호관리체계와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를 점검하고 심사하는 인증 심사원을 양성하기 위한 자격시험이다. 2016년에 필기시험 치고, 5일간 실무 교육받고 ISMS 심사원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ISMS와 PIMS가 ISMS-P로 통합되면서 이틀간 전환 교육을 받고 필기시험 한번 떨어지고, 재시험에 통과하여 최종적으로 ISMS-P 심사원 자격을 취득했다.
필기시험이 쉽지 않다.
과거에는 교육만 받으면 자격이 나왔다고 하는데, 심사원의 전문성과 자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필기시험이 도입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필기가 도입되고 얼마 안 된 2016년에 내가 시험을 보게 된 것이다.
전국에서 서울 한 곳에서만 보기 때문에 나름 희소성이 있는 편이었고 면허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취득 후 바로 심사원 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즉 바로 돈이 되는 자격증이라는 말이고 이런 점 때문에 노후 대비로 응시하는 분들이 꽤 많았다. 당시 시험장에 머리 희끗한 분들이 많이 보였는데 삶이 녹록하지 않음을 실감했다.
문제 수도 많고, 각 문제의 지문도 상당히 길었고, 다지 선다 선택 중 압권은 '모두 고르시오' 즉, 답이 몇 개인지 알려 주지 않는 다지선다도 있었다. 어렵게 내기로 작정한 시험 같아 보였다.
2016년 시험 당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꾸역꾸역 시험을 쳤는데 진짜 운 좋게 합격한 것 같다. 2019년에 ISMS-P 시험은 2016년 당시 시험보다는 여유롭게 봤지만 쉽지는 않았다.
참고로 심사원 1일 보수는 2022년 기준으로, 심사원 보는 20만 원, 심사원은 30만 원, 선임심사원은 35만 원, 책임심사원은 45만 원이다. ISMS심사는 5일간 진행되니까 심사원 기준으로 총 150만 원을 받게 되고, 개인정보보호체계까지 심사하는 ISMS-P는 더 오랜 기간 심사하게 된다.
감리와 더불어 나이 드신 분들도 현장에서 많이 활동하고 계시다. 노후 준비에 고려해 볼 만하다.
소프트웨어 보안약점 진단원
(발행기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취득일) 2017년 11월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의 보안 약점을 진단하는 심사원 양성을 위한 자격증이다. 5일간의 교육과 마지막날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필기시험이 꽤 어렵다.
(ISMS-P도 그렇고) KISA는 시험 난해하게 내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물론 심사원 취득 과정이 험난해야 제대로 된 심사를 하니깐 난해함을 존중하는 바이다.
이 자격증은 앞서 ISMS-P자격증처럼 자격증 하나로 바로 심사원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정보시스템 감리를 수행할 때 보안 진단 시 우대받는 자격증이다. 따라서 감리회사에 일을 하게 된다면 꽤 우대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