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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Nov 29. 2023

나는 내 아들이 이런 직업을 갖길 바란다

시대가 원하는 직업 갖기

두 가장의 불안

지난주 퇴근길 지하철에서 우연히 다큐멘터리 한편을 보게 되었다.

2016년에 방영된 <다큐프라임 '을의 가족' 불안의 대물림>이라는 방송이었는데,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고용상태와 저임금 문제를 두 인물의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다큐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장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루아침에 실직당한 조선소 하청업체 50대 중반의 용접공.

어느 대기업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40대 중반의 수리기사.


50대 용접공은 고급자격증으로 알려진 기능장을 보유했음에도, 하루아침에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후  할 곳이 마땅치 않아 여기저기 알아보다 결국 실업급여를 신청하게 된다.


한편 40대 수리기사는 제품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데 서비스 횟수에 따라 임금이 지급되는 구조라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다. 평소 140만~150 정도의 급여를 받으며 그나마 일이 좀 있을 때는 200만 원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나는 이 글에서 비정규직의 문제점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실히 살아온 이 두 사람은 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와 비슷한 연배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으며,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의 수입과 직업 안정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런 질문에 도달했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수입과 안정성이 보장될까?

나는 내 자식에게 어떤 직업을 권해야 할까?



종별 수입

소위  많이 버는 직업을 알아보기 위해 국가통계포털 KOSIS 산업별 임금통계를 살펴봤다. 아래표는 2022년 자료인데 시간당 급여 순으로 정렬한 것이다.


TOP 5를 보면, 금융/보험 -> 전기/가스 -> 전문서비스/과학기술 -> 정보통신 -> 교육서비스 업 순이다.


표준산업분류 10차 기준으로 분류했다고 하는데 다소 포괄적이라 좀 더 구체적인 업종을 알아봤다.


금융 및 보험업

은행 및 저축기관, 여신금융업, 생명/손해보험업, 증권/선물중개업 등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 조절 공급업

원자력/수력/화력/태양렬/기타 발전업, 송전 및 배전, 전기 판매업, 연료용 가스제조 등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자연과학/공학 연구개발업, 법무/회계 관련 서비스업, 광고대행업, 시장/여론조사업, 경영컨설팅, 건축/조경설계업, 수의업, 전문디자인업 등


정보통신업

서적/간행물 출판업, 소프트웨어개발 및 공급업, 영화/비디오물/방송제작업, 우편 및 전기통신업 등


교육 서비스업

초/중/고등 교육기관, 특수/외국인/대안 학교, 교습학원, 예술학원, 기술 및 직업훈련 기관 등


요약하자면, 고액 연봉으로 알려진 금융권과 공기업이 높은 임금을 유지하고 있고 법률서비스, 컨설팅, 공학, 전문 디자인 분야와 정보통신 분야, 교육서비스 업종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고수익 직종인 의사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분류되어 평균의 함정에 숨어 버린 듯하다.


시간당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보면, 금융 및 보험업(39,968)은 최하위인 숙박 및 음식점업(12,811)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직업 간 임금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따라서 수입의 관점에서 보면 업종은 직업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물론 직업선택에 있어 수입이 전부는 아니다. 개인의 재능과 관심, 삶의 원칙, 자신의 정체성, 주위 환경 등 무수히 많은 기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소득 하위에 위치한 업종에서도 상위 1%가 되거나 남다른 수완이 있으면 큰돈을 벌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른 변수가 특별하게 작용하지 않거나 모호할 때는 이왕이면 돈 많이 주고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하는 게 좋다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가 관심 있게 보는 분야는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분야다. 그중에서도 공학, 과학, 기술 서비스 업에 특히 주목한다.


내 전문성과 닿아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앞으로 더욱 유망해질 분야 즉 시대가 요구하는 직업으로 보고 있으며 내 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직업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소매업 직원의 임금차이

나는 23년 차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며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CTO로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0여 군데 회사를 다녔으며 많은 회사에서 팀장 역할을 수행했다.


내가 거쳐온 회사들의 규모와 분야도 다양했는데, 자금(Money) 규모로는 나스닥 상장사부터 스타트업까지, 직원 규모로는 1,000명이 넘은 회사에서부터 수십 명인 회사, 분야로는 게임회사와 플랫폼회사, SI회사 등 다양했다. 이렇게 다양한 회사에서 오랜 기간 팀장 역할을 수행하다 보니 소프트웨어개발자들의 연차별, 직급별, 분야별 실제 연봉 수준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내가 아는 지인은 선박 분야 /소매업을 하고 있는데 지인이 사장이다 보니 그 회사 직원들의 급여 수준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알게 된 두 직업 즉, 소프트웨어개발자와 선박소매업 직원의 임금을 비교해 보자. 편의상 소프트웨어개발자를 A라 하고 소매업 직원을 B로 해 두자.


A와 B는 누가 특별히 우위라 할 수 없는 배경을 가졌으며 둘 모두 한 가정의 가장이고 평범한 직장인이다. 하루하루 주어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어느 정도 인정도 받고 있다. 퇴근하면 여가시간을 보내고 주말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다시 출근하면 늘 하던 대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한마디로 두 사람 모두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고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가장이다.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는 두 사람이지만, 이 둘의 임금 차이는 상당하다.

A가 B보다 2,3배 높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복지나 근무환경 역시 A가 더 좋은 조건에 있다. A는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다. 반면 B는 외부조건에 의해 자신의 시간이 통제받는다. 쉽게 말해 A는 근무시간에 근처 치과를 쉽게 다녀올 수 있지만 B는 그렇지 못하다. 더욱이 퇴사를 한다고 가정해도 A는 비교적 쉽게 재취업을 할 수 있고 임금도 전 직장보다 몇 % 올려 받을 가능성이 높다. A가 재취업을 위해서 뭔가 특별한 자격증을 따거나 업적을 쌓은 게 아닌데도 말이다.


비슷한 배경에 비슷한 하루를 살아가는 이 둘의 직업 퀄리티가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때론 능력 보다 직업이 임금 격차를 유발한다

A와 B의 차이를 오직 하나의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지고 들자면, 무수히 많은 변수가 존재하겠지만 내가 특히 주목하는 요인은 업종이다.

그가 어떤 업종에 종사하는가? 그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


다른 변수가 동일하거나 엇비슷하다고 가정할 때 종사하는 업종의 차이는 수입과 직업의 안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심해지는 건 확실히 업종이 원인이라 본다.


얼핏 직업과 수입의 연관성은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소위 의사, 변호사와 같은 직업은 대표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니까.


그렇지만 나는 이런 특별한 케이스를 말하는 게 아니다.

A와 B처럼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특별히 더 잘났거나 못나지 않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 간의 격차를 말하는 것이다.


한 사람은 소프트웨어개발자이고 한 사람은 선박소매업 직원이다.



세상이 원하는 직업

20세기 중반에 디지털혁명이라 불리는 3차 산업혁명 시작되었다. 한국에도 30~40년 전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하기 시작해 점차 일상화되었으며 세상은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월드와이웹(WWW)이 탄생하면서 종이 문서로 존재하던 정보들은 웹이라는 세상에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으며 개인과 기업 할 거 없이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자신과 자신의 상품을 홍보를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어 인터넷 세상에 내걸었고 많은 회사들이 업무효율을 위해 사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세상은 또다시 모바일에 열광했으며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 연결된 상태가 되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폰을 만들어 아이폰에 대항하기 시작했으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앱생태계가 생겨났다. 너도나도 앱을 만들고 너도나도 앱을 사용했다.


3차 산업멱형은 우리 일상의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우리가 하는 일 즉, 직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컴퓨터, 인터넷, 월드와이드웹, 모바일, 앱스토어 등의 신문물의 등장 이면에는 사라지거나 도태되는 직업군이 생겼으며 반대로 그전엔 없었던 새로운 직업군이 새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개발자, 웹디자이너, 앱개발자, 데이터분석가, 네트워크 엔지니어, IT프로젝트매니저 등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의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점차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소프트웨어개발자 A는 정보화시대 혜택을 받은 것이다. 

그가 의도했던 아니던 A는 시대가 요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B는 그러지 못했다.



산업혁명 역사로 본 사라진 직업과 새로 생긴 직업

세상은 지금까지 총 4번의 급격한 산업의 변화를 겪어왔다. 이를 산업혁명이라고 하며 1차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 이 순간(2023년)에도 진행 중이다.


산업혁명은 기술과 산업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사회와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역사적인 시기를 말한다. 이것은 각 시대 사람들의 직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각 산업혁명의 특징과 직업 변화의 몇 가지 예시를 알아보자.


1차 산업혁명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기계화가 시작되어 인간과 동물의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수공업 기반의 직물제조, 농민 및 소작농, 장인 및 소규모 제작자들이 점차 사라지고 공장 노동자, 기계공, 기술자, 철도근로자, 광산 노동자 등의 직업이 새로 생겨났다.


2차 산업혁명

19세기 후반 미국과 독일에서 시작되었다. 전기가 발명되고 내연기관이 탄생했다. 전기로 인해 생산라인 자동화되면서 본격적인 대량생산이 시작되었다. 마차운전수, 가스등점화원, 수동식 인쇄공이 사라지고 전기엔지니어, 자동차 체조 및 수리공, 화학엔지니어 등이 직업이 새로 생가 났다.


3차 산업혁명

20세기 중반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정보 기술의 발전으로 서비스 산업과 지식기반 경제의 성장이 시작되었다. 정보 접근성이 향상되고 디지철화로 인해 생활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타자기 제조 및 수리공, 전화교환수, 필름 기반 사직작가가 사라지고 SW개발자, 웹디자이너, IT엔지니어, 데이터분석가 등의 직업이 새로 생겨났다.


4차 산업혁명

21세기에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기술 간 융합과 함께 시작되었다. 요즘 핫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가상현실이 주요 기술이다. 일부 제조업 노동자, 전통적인 소매점판매원, 일부 고객서비스 직종의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인공지능전문가, 데이터과학자, 사이버보안전문가, 스마트팩토리 전문가, 3D프린팅전문가 등 신기술, 융합기술 기반의 직업들이 촉망받고 있다.


이렇듯 모든 산업혁명은 세상의 많은 변화가 일으키며 기술, 사회, 경제, 문화 등 여러 방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사람들의 사는 방식과 직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각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도태되거나 사라지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유망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 것이다.


나는 내 아들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성장할 직업을 가졌으면 한다.



아들에게 권하는 직업

요즘 세상이 눈 돌아가게 변하는 걸 실감하고 있다.


전기차는 이미 보편화되기 시작했고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제조분야 혁신으로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고 가상현실 기술은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현실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바둑기사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는 이미 식상한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최근 등장한 ChatGPT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한층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는 앞으로 다음과 같은 분야가 유망해질 것으로 본다.

전기차와 관련된 2차 전지와 배터리 재활용 분야

인공지능 탑재와 연산을 위한 반도체 기술분야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와 온디바이스 AI 기술분야

로봇공학과 스마트팩토리 분야

가상현실, 증강현실, 메타버스 기술과 콘텐츠 분야

인공지능 개발과 데이터과학 분야

사이버보안분야


모두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기술 분야이자 시대가 원하는 직업분야이다. 앞으로 이 분야들에 많은 돈이 몰리고 다양한 기회가 열릴 것이며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고수익은 물론 높은 직업 안정성이 확보될 것으로 내다본다.


개인적으로는 이 중에서 인공지능 개발과 데이터과학 분야에 관심이 높다. 나는 내 아들이 이 분야로 직업과 전문성을 기지길 바란다. 내가 특히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건 다음의 3가지 이유에서다.


1. 인공지능은 산업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모든 분야에 인공지능이 활용된다.

제조, 자동차, 항공, 기상, 플랫폼, 게임, 메타버스, 로봇, 의료, 법무, 복지, 행정, 군사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인공지능이 활용될 것이기에 인공지능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인공지능 전문가라 하여 박사급 인재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 원리와 모델이 탑재된 일종의 엔진을 이용한 응용개발자도 상당히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마치 물리법칙을 자세히 알지 못해도 게임엔진을 이용해 게임개발을 할 수 있는 것처럼.


2. 컨설팅, 창업, 교육사업이 가능하다.

인공지능, 데이터과학에 대한 이론과 실무경험 자체가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인공지능 분야 예산을 크게 늘려나갈 것이며 민간은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인공지능 이론과 실무경험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의뢰가 증가하며 실무 성과와 레퍼런스가 있다면 소규모 지식기반 창업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1인 개발자로 인공지능 앱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다른 분야에 비해서 비교적 내가 익숙한 분야이다.

내가 오랜 기간 몸담아 온 분야가 SW개발분야이며 통계와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이 있다. 또한 기계학습과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접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자체가 SW개발 분야와 밀접한 측면도 있어서 내가 아들에게 일정 부분 조언과 가이드를 해줄 수 있다.


모든 것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 아래 움직인다. 인공지능은 정해진 미래이며 이분야의 수요는 향후 수십 년간 크게 증가할 것이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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