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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Oct 22. 2016

소울 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

Augusta - James Brown

조지아 주에서 제일 큰 도시는 애틀란타이다. 그렇다면 두번째로 큰 도시는 어디일까?

바로 애틀란타에서 동쪽으로 150마일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거스타(Augusta)이다.

4대 메이저 골프 대회인 마스터즈 토너먼트가 개최되기 때문에 골프 팬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름의 도시이다. 오거스타 운하와 사바나 강의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지인의 초대로 오거스타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었는데, 우연히 이 곳이 바로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이 어린시절 살아왔던 hometown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Mr. Dynamite

흑인음악가 중에서 제임스 브라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소울 음악의 대부 (Godfather of Soul), 소울 음악의 왕 (King of Soul) 등 그를 수식하는 여러 호칭이 있지만 다이너마이트씨 (Mr. Dynamite) 야 말로 그의 이미지를 한번에 대변할 수 있는 애칭이 아닌가 싶다. 폭팔할 듯한 에너지, 멈출 수 없는 댄스의 황홀경, 흥이 충만한 샤우팅..


제임스 브라운의 이름은 몰라도 그가 부른 I Got You ( I Feel Good) 음악은 들어보면 '아 바로 이 노래' 라고 얘기할 것이다. 수많은 광고, 영화 미디어 등에서도 그의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서 사랑 받아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9WTVJEDKt0o


오거스타에 도착하자마자 들린 Augusta Museum of History에서는 제임스 브라운의 상설 기획전이 마련되어있었다. 오거스타에서의 제임스 브라운이라는 스타에 대한 애정은 각별해 보였다. 1993년도에는 James Brown Boulevard라고 거리에 이름을 붙이고, 2005년 72번째 생일날 실물 크기의 청동상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한다. (사후 추모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에게 생일 선물로!) Augusta 도시의 슬로건 또한 제임스 브라운의 노래를 패러디한 'We Feel Good'이다.



Augusta Museum of History의 제임스 브라운 상설 기획전 입구


Soul Music


제임스 브라운이 가스펠, 소울, 디스코, 펑크, 힙합 등 여러 음악에 관여를 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분야는 소울 음악(Soul Music)이다. 소울 음악에 대해서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막상 뭔지 정의하기가 어렵다. 이 점은 음악쟝르가 서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고 쟝르의 구분이 현대에 와서는 많이 모호해진 영향이 크다. 이럴 때는 소울 음악이 등장하게 된 기원적인 접근을 하면 좀 더 이해가 쉬워진다.


소울 음악은 1950년도에 리듬앤 블루스, 재즈, 가스펠 음악으로 부터 발전된 음악이다. 소울 음악의 특징인 Call and Response (리드 보컬과 코러스가 서로 주고 주고 받는 스타일), 샤우팅하는 창법, 박수를 치면서 박자를 강조하고, 경쾌한 리듬과 격렬한 몸짓을 보면 그 중 가스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 소울 음악으로 불리우는 레이 찰스(Ray Charles) 의 I Got a Woman 도 원래 가스펠이었던 곡을 세속적인 가사로 바꾸고 리듬앤 블루스 스타일로 좀 더 경쾌하고 리드미컬하게 변화시킨 곡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Soul이라는 단어 자체가 흑인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논의할 때 많이 사용되었던 용어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Soul Food라는 용어도 원래 남부 흑인들이 먹는 음식을 좀 더 격식있게 말하고자 사용되었던 노래이고, 흑인 음악 자체를 Soul Music이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다. 백인이 즐겼던 음악에 Spirit라는 용어를 자주 쓰고, 흑인 음악에는 Soul 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대해서도 인종에 따라 정신을 해석하는 뉘앙스의 차이를  주장하는 글도 본 적 있다.


제임스 브라운의 공연 포스터


제임스 브라운을 칭하는 말중에 "The Hardest Working Man in Show Business"가 있다. 그의 인터뷰를 보면 어떻게 하면 대중이 좋아할지 끊임 없이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의 춤과 노래, 쇼 매너쉽 모두 본인 스스로의 기분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어떻게 하는지에 철저하게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하루에도 몇번씩 본인의 노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항상 찾아가서 공연을 했다고 하니 연예계의 대표적 워커 홀릭인 셈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재능 뿐만이 아니라 노력으로 성공한 제임스 브라운


미국 사회에서 흑백 인종 차별에 대한 인권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었던 1960년대, 제임스 브라운도 흑인의 자부심을 노래하는 Say It Loud, I'm black and I'm proud 를 발표해서 인기를 얻는다. 흑인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아야하는 시절, 흑인이기 때문에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많은 흑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을 것이다. 음악 안에 당시 현실과 사회에 대해 어떤 시대 정신을 담고 있었는지는 그 음악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되는 듯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2VRSAVDlpDI


제임스 브라운이 공연때 입었던 화려한 의상들


자수로 Godfather of Soul 이라고 새겨진 제임스 브라운의 무대 의상


제임스 브라운 사후 추모를 위해 팬들이 선물한 물건들


본인의 동상에 대한 천막을 본인이 직접 벗기는 모습이 익살스럽게 느껴진다.


오거스타를 떠나기 전, 제임스 브라운의 동상이 위치한 제임스 브라운 플라자 공원을 찾았다.

익살스럽고 천진난만한 그의 웃음이 햇살보다 더 밝게 느껴진다.



제임스 브라운의 일생이 2014년도에 Get On Up 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영화를 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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