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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Oct 28. 2016

뉴올리언스에서 리얼 재즈를 만나다

New Orleans - NOLA

재즈의 고향으로 알려진 뉴올리언스는 유달리 별명이 많다. NOLA(New Orleans, Louisiana의 줄임말), The Big Easy (걱정근심없이 편하게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 The Crescent City (초승달 모양의 지형에서 유래) 등등... 프랑스와 스페인의 지배를 받으면서 형성되었던 유럽문화가 미국과 융합되면서 뉴올리언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뉴올리언스의 음식에서 많이 듣게 되는 크레올(Creole)과 케이준(Cajun)의 의미도 역사에서 기반하고 있는데  크레올은 유럽인과 미국 흑인의 혼혈을 의미하고 케이준은 캐나다에 살던 프랑스계의 후손인 루이지아나 출신 사람을 의미한다. 프랑스, 스페인, 흑인, 남부식 요리가 혼합되면서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파파이스가 광고에서 언급하는 케이준 스타일 치킨도 바로 뉴올리언스 음식 스타일을 의미한다. 볶음밥 같은 잠발라야(jambalaya)와 걸죽한 스튜인 검보(gumbo)가 대표적인 뉴올리언스 음식인데, 처음 검보를 맛보았을 때 그 신기한 맛이란! 서양 음식에서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의 향미를 느껴볼 수 있다. 


뉴올리언스로 가는 길, 멕시코만으로 빠지는 호수와 강 사이에 위치한 항구 도시 답게 도로 사이로 물위를 통과하는 다리를 많이 만난다. 18세기부터 조성되었다는 유럽 양식의 특색있는 건물들을 마주하는 거리로 들어서게 되면, 비로소 뉴올리언스에 왔다는 실감이 나게된다. 


뉴올리언스 프렌치쿼터에서 볼 수 있는 유럽양식의 집들


뉴올리언스에서 재즈가 발달하게 된 이유도 이런 복합적이고 자유로운 문화 덕분이었을 것이다. 프랑스 문화의 영향으로 흑인 혼혈 크레올들은 다른 남부 지역보다 평등 대우를 받을 수 있었고 서양악기도 배웠다. 아프리카 음악의 즉흥성과 리드미컬함이 서양악기와 어울어져서 초기 재즈 스타일의 곡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뉴올리언스에서는 '재즈 장례식'이라는 흥미로운 전통이 있다. 장례식 음악을 담당하는 브라스 밴드가 처음에는 슬픈 음악을 연주하지만 죽음이 힘든 삶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아프리카 토속 신앙의 영향으로 작별의 인사를 마친후에는 경쾌한 재즈 곡을 연주한다.  


뉴올리언스는 20세기 초까지 남부 지역 최대 도시였고 음악을 비롯하여 유흥 문화가 발달한 도시였다. 현재는 경제적으로는 많이 쇠퇴하였지만 아직까지도 그 독특한 문화적 매력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버번 스트리트(Bourbon Street)를 가면 수많은 재즈 바와 공연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낮에도 밤에도 음악과 사람들로 붐비는 버번 스트리트 


재즈 뮤지션 동상이 있는 뮤지컬 레전드스 공원


뉴올리언스에서의 첫날 밤, 재즈 음악을 즐기기 위해 재즈의 성지로 불리우는 프리저베이션 홀(Preservation Hall)을 찾았다. 1961년도에 250년된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곳으로 작고 허름해 보이지만 루이 암스트롱과 같은 재즈 거장들이 연주를 해온 전통이 있는 곳이다.  이 날 Charlie Gabriel의 빅밴드 공연이 있었는데, 1932년생인 테너 색소폰 연주자가 완숙미와 노련미로 이끄는 밴드 공연은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다. 편안하고 여유있게 관객과 호흡을 즐기는 공연을 보면서 리얼 재즈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7M8ZkQma3I


버번 스트리트 외에도 재즈 공연으로 유명한 프렌치멘 스트리트가 있다. 거리 규모는 버번 스트리트보다 작지만 좀 더 젊은이들이 많이 즐기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The Spotted Cat Music Club 를 찾아가보았는데 너무 혼잡해서 건너편에 있는 d.b.a. 에 들어갔다. 크레올 출신인 John Boutte 보컬리스트의 공연이었는데 서정적인 소울 음악 중심으로 들어볼 수 있었다. 찾아가는 재즈 클럽마다 각양각색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뉴올리언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H6Xt2r9aGsM


이 밖에 the Old U.S. Mint 에 있는 뉴올리언스 재즈 박물관 (The New Orleans Jazz Museum)과 루이암스트롱 공원도 재즈 팬이라면 놓치지 않고 방문해 보길 권한다. 


http://www.louisianastatemuseum.org/museums/new-orleans-jazz-museum-the-old-us-mint/


루이 암스트롱 공원에서 만난 첫 번째 재즈 뮤지션으로 알려진 코넷 연주자 찰스 버디 볼든(Charles Buddy Bolden)


뉴올리언스 재즈 박물관 기념품 샵에 있는 피아노와 루이 암스트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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