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리뷰
풍차를 향해 괴물이라고 돌진하는 허풍쟁이 노인네.
환상을 현실로 생각하는 미친 노인의 망상이야기인 돈키호테가 수백 년 동안 우리에게 설레는 모험담으로 전달되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이 너무나 괴롭고 고달프다면, 차라리 미쳐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꿈을 현실로 생각하고 현실을 꿈으로 인식하고 싶지만 쉽게 실현시키지 못하는 우리의 로망을,
돈키호테는 거침없이 환상을 현실로 만들어버리고, 거침없는 도전정신으로 주위 사람들을 동화시킨다.
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고전 돈키호테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오마주이다.
21세기 현시점에서 영화가 현실이 되고, 현실이 영화가 되는 뫼비우스 띠와 같은 스토리가 펼쳐진다.
광고 촬영을 위해 스페인의 작은 마을로 오게 된 CF 감독 토비(아담 드라이버)는 우연히 자신의 졸업작품이었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DVD를 보게 된다. 모든 것에 열정이 넘치던 꿈 많았던 과거를 떠올리며 당시 영화 촬영 장소를 찾아간 토비는 졸업작품에 출연했던 구둣방 할아버지가 진짜 '돈키호테'가 되어 버린 것을 목격한다. 토비는 본인을 '산초'라고 부르는 구둣방 할아버지와 함께 기묘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영화감독이 영화 속 인물로 변화해 가고, 현실이 환상으로 변형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영상미와 재미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영화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과연 어떤 누가 돈키호테를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영화를 보면서 돈키호테는 끊임없이 장소와 시간, 사람을 넘나들면서 재생산되는 표상적 의미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돈키호테는 하나의 인물이 아니다. 모험에 대한 낭만, 거침없는 도전, 열정을 넘어선 광기 등 꿈을 꾸는 모든 자의 로망을 의미하지 않을까. 누군가 돈키호테를 죽였다고 믿는다면, 그것 또한 허망한 환상일 것이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이국적인 스페인 시골의 전원적인 풍경, 거칠고 야생적인 인간의 광기, 그리고 꿈과 사랑에 대한 추억과 로망이 씨실과 날실로 엮어져 너울거린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Dream the impossible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Do the impossible love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Fight with unwinnable enemy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Resist the unresistable pain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Catch the uncatchable in the 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