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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Apr 13. 2020

자신만의 질주를 하라

영화 <라라걸> 리뷰 

Ride Like A Girl 


"여자처럼(Like A Girl)"이란 무엇일까?


영화 <라라걸>의 원제는 'Ride Like A Girl'이다. 국내 공식 포스터 상에서 '라라걸'이라는 한국명 보다 'Ride Like A Girl'이라는 영어 원제가 더 강조되어 있는 걸 보고, 센스 있는 사람은 금방 알아 챌 지도 모르겠다. '라라걸'은 소녀의 이름이 아니라 'Ride Like A Gilr'의 약자이다. '여자처럼(Like A Girl')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자처럼'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전환하자는 글로벌 캠페인 #LIKEAGIRL에서 모티브를 받아 라라걸의 영화 원 제목이 만들어졌다. #LIKEAGIRL 은 여성용품 브랜드인 올웨이즈(Always) 에서 2015년 슈퍼볼 광고에서 진행했던 글로벌 캠페인을 의미한다. '여자처럼 행동해봐'라고 했을 때 성인 여성들은 수줍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반면, 어린 소녀들은 더 활발하고 힘찬 모습을 보여준다.  '여자처럼'은 역설적으로 여자처럼이 아니라 나답게 행동하자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jJQBjWYDTs

<Always>의 #LikeAGirl 캠페인


<라라걸>은 호주의 경마대회 멜버른 컵의 155년 역사상 여성으로 처음으로 우승한 '미셸 페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여성으로서의 편견을 극복하고 꿈을 이룬 미셸의 스토리가 라라걸의 주요 줄거리다. 대부분의 기수가 남자인 경마의 세계에서 여성 기수들은 탈의실, 휴게실 사용의 차별을 비롯하여 좋은 기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출전의 기회가 쉽게 찾아 오지 않는 여러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 여러번의 좌절과 부상 속에서도 힘보다는 인내심이 더 중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미셸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경마를 위해서는 몸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혹독한 체중감량을 비롯하여 수차례 골절과 낙마 사고가 계속 잇다른다. 미셸의 도전에는 재능보다 신념이 더 크게 작용한다. 힘으로 몰아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순간의 기회를 발견하는데 집중했던 미셸은 결국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1%의 가능성의 승리를 현실로 만든다. 


여자는 힘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방금 우리가 세상에 이겼네요
They think women aren't strong enough, but we just beat the world


동물과 사람과의 교감, 역경을 딛고 꿈을 향하는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많이 다루어진 소재이다. 하지만 라라걸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는 '가족'의 힘에 있다.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미셸의 집안은 미셸을 포함해 8명이 경마 기수로 활약했다. 맏이였던 브리짓을 낙마 사고로 잃은 후 미셸이 염려되는 아빠 패디,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마필 관리사로 활동하게 되는 오빠 스티비는 미셸에게 용기와 힘을 준다. 스티비는 본인의 역할로 실제 미셸의 오빠가 출연하였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지만 화면속 항상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스티비의 모습은 미셸의 우승 못지 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미셸의 레이스는 우리 인생의 단면을 발견하게 해준다. 일등했던 말이 꼴찌를 할 수 있는 것 처럼, 꼴찌하던 말이 일등을 할 수 있다. 내가 참여하는 레이싱에 스스로 본인에게 배팅을 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열정과 노력, 인내와 꿈처럼 중요하지만 잊기 쉬운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라라걸>을 보며 생각해보게 된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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