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떻게 원격 화상 커뮤니티 활동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원격 화상 커뮤니티 실험기 두 번째 글입니다. :-) 아직 1편을 안 보신 분은 1편을 먼저 읽어 주세요~
https://brunch.co.kr/@joecool/122
오프라인에서 브레인스토밍과 인터뷰를 통해 '원격 화상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와 관찰을 한 저희는 온라인 화상 회의를 통해 프로젝트 진행을 계속하게 됩니다. 화상회의 툴 줌(zoom)을 이용했죠. 아는 얼굴들인데도 처음에는 쑥스러웠습니다. 온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재미를 활용하기 위해 저희는 모두 배경화면을 바꿔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각자 좋아하는 이미지를 활용하다가 한번 모두 통일된 배경을 사용하면 어떨까 의견이 나와 다들 '숲'을 주제로 바꿔보았어요. 온라인에서는 서로 다른 공간에 있다는 느낌이 강했었는데, 숲으로 배경을 통일하고 나니 모두 함께 숲 속에서 산림욕을 느끼며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논의를 시작한 '원격 화상 커뮤니티'에 대한 주제를 좀 더 질문으로 바꿔보며 인사이트를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토론 시에는 온라인 활동, 온라인 커뮤니티, 화상 커뮤니티 등의 언급을 다양하게 했었는데 이 정의를 먼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화상 수업과 화상 커뮤니티도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와 행동이 다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원격 화상 커뮤니티'로 저희가 고민하는 주제를 좀 더 집중해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고, 질문도 디자인씽킹에서 많이 활용되는 HMW (How- Might - We)의 형식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HMW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으로 실행하기 쉽도록 문제를 정의하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원격 화상 커뮤니티 활동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 이해와 관찰을 통해 중요하다고 잘견된 세부 문제들에 대해 토론해보았습니다.
Who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자
What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보다 집중력이 더 짧아져서 더 쉽게 지치게 된다.
Why
• 집중력과 긴장감이 떨어진다. 사람의 표정을 보는 등의 뇌 자극이 떨어진다.
• 수동적으로 화면만 보는 것은 집중하기 어렵다.
• 공간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보면 시야가 1차원적이게 된다.
• 사람 간의 매너를 오프라인처럼 지킬 필요가 없다.
• 자유도가 높아지니 웹서핑을 하게 된다.
• 반응이 안보이니까 산만해진다.
• 비언어적인 것을 캐치 못하게 된다.
• 3명까지는 괜찮은데 4명 이상은 참여할 타이밍이 애매하다.
How
• 30-40분 진행하고, 쉬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게 필요하다. 유튜브는 10분 길이의 영상이 일반적이다.
• 온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을 더 강조하면서 진행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 중 잡담을 너무 많이 해서 말할 수 있는 횟수를 40번으로 제한한 사례가 있다.
Who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자
What
기존에는 화상 대화를 가족, 친구처럼 아는 사람끼리만 했지만
코로나 이후 교육이나 커뮤니티 활동도 낯선 사람과 화상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낯선 사람과의 화상 대화는 어색하다.
Why
• 오프라인에서는 사람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가 많은데 온라인은 불확실성이 더 커서 두렵다.
• 콘텍스트를 잘 알기 어려우니까 나를 얼마나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 내 얼굴이 보이는 것이 부담스럽다.
• 낯선이와 스터디는 할 것 같으나 커뮤니티에서 모르는 사람과의 화상대화는 안 친해지고 싶은 느낌이 들고 부담된다.
How
• 카톡, 슬랙 등 다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먼저 관계를 맺자.
• 온라인에서도 아이스 브레이킹을 진행하자.
• 인플루언서가 있다면 낯설어도 참여하고 싶어 질 것 같다.
•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않을 수 있는 관계니 더 캐주얼하게 접근해 볼 수도 있다.
• 아이들은 평소 영상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서 잘 적응할 것 같다. 아이들의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 OT는 오프로 친분을 쌓고, 온라인으로 진행을 믹스하는 게 좋을 것 같다.
Who
온라인 커뮤니티 진행자
What
기술교육적인 들으면서 인터넷으로 바로 찾아보기에는 좋으나
토론형/대화형/게임/그림형은 온라인 진행이 어렵다
Why
• 인원수에 따라서 (3명/5명/10명 이상) 인터렉션 가능한 환경이 너무 달라진다. 사람이 많은 경우에는 아이컨택을 안 하니 말하는 타이밍을 찾는 게 어렵다.
• 아이콘이나 아바타처럼 비언어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이 화상 툴에는 거의 없다.
• 오프라인에서 활발한 멀티 액션이나 공감 표현을 온라인에서는 하기 어렵다.
How
• 각 인원에게 role을 주거나, 반드시 10 문장을 쓰라는 등의 조건을 주면 어떨까.
• 이모티콘이 없을 때 id를 응용해서 자기표현했던 사례가 있다.
• 게임을 참고해보자. (보상과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명확하고, 리더와 팔로 우등 역할이 명확)
• 오프라인으로 볼 필요성을 못 느끼면 온라인에서 더 편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온라인 특화 서비스의 경우는 온라인 자아에 포커싱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온오프믹스를 하고 싶으면 온라인 특화와 다른 진행이 필요해 보인다.
• 모임에서 말할 때 타이밍을 위한 규칙이 필요하지 않을까.
• 배경화면을 동시에 바꾸게 하면 공간 분위기가 공유하게 되고 친근감이 생긴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 활동을 할 수 없어 온라인 활동을 하게 되었지만 이 점이 그동안 몰랐던 온라인 활동의 편리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막연하게 온라인은 어렵겠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 해보면 확실히 편한 장점도 있기 때문에 코로나가 끝나도 온라인 활동 참여를 부분적으로라도 계속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사람의 성향은 항상 변했어요.
오프라인 장소를 반드시 빌려야만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계속 증가하겠죠.
지금은 어색하더라도 점차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현재 카톡의 오픈 챗방이나 밴드 모임은 모두 인터렉션이 활발하지는 않아요.
집단지성으로 정보 공유의 경우가 많죠.
하지만 화상 커뮤니티는 뭔가 자신을 공개해야 하니 좀 더 진실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화상으로 자신을 공개하는 게 오히려 온라인 디톡스의 개념이 될 수도 있죠."
"얼굴을 공개하고 대화한다는 게 중요하면, 일반 온라인에서 부족함을 채워주는 관계나 친해지고 싶은 욕망이 중요한 것 같아요. '혼술 클럽' 이런 거가 화상 커뮤니티에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혼술 화상 커뮤니티를 한다면, 어떤 사람이 올지 궁금하네요."
처음에는 온라인에서의 떨어지는 집중력에 대한 문제점을 많이 논의했지만, 결국 커뮤니티에서는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저희가 최종적으로 이해와 관찰, 토론을 통해 정리한 문제 정의는 하기와 같습니다.
문제 정의 이후에 저희는 온라인 혼술 클럽을 한번 진행해보았습니다. 제 컴퓨터 사양이 낮아서인지, 배경이 지저분해서인지 아래 사진의 우측처럼 배경에 제 얼굴이 믹싱 되어 자체 아바타가 알아서 만들어지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여행으로 자연스럽게 주제가 흘러갔는데 그때 찍은 사진을 바로 배경으로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이어나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아직은 불편한 점이 많지만, 익숙해질수록 더 많은 장점이 보이는 것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의 장점을 온라인에 어떻게 적용시킬지에 대한 고민보다, 온라인만의 특징과 강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것 같아요.
<유쾌한 이노베이션>에서 진행한 원격 화상 커뮤니티 실험기가 화상으로 진행하는 활동을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해피 랜선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