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a Rosa - Charles M. Schulz Museum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연재된 만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강아지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스누피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는스누피로 알려진 만화 피너츠(Peanuts)는 1950년 10월 2일부터 2000년 2월 13일까지 연재되었다.75개국, 2600여개의 신문사에 21개의 언어로 연재되었으며 총 누적 연재 횟수만 17,897회에 달한다. 피너츠는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연재된 만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네발로 걸어 다닌 최초의스누피
슐츠는 어린 시절 키웠던 비글 '스파이크'에서 영감을 얻어 스누피를 탄생시켰다. 스누피는 폐쇄공포증 때문에개 집 안에 들어가는 대신 지붕 위에서 생활하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찰리 브라운의 침대에서 찰리와 함께 자는데, 스파이크도 슐츠가 사준 집에 단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스누피는 피너츠가 연재되기 시작한 지 이틀 뒤인 1950년 10월 4일 만화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찰리 브라운과 그의 친구들 사이에서 뛰어 놀던 강아지일 뿐이었던 스누피는 두발로 걷고 야구를 하는 등 완전히 사람처럼 변화기에 이른다. 틈만 나면 변호사, 의사, 전투기 파일럿이 된 자신을 상상하는 버릇도 생겼다.
스누피의 고향, 찰스 슐츠 박물관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한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는 샌타로자 (Santa Rosa) 에 피너츠의 작가 찰스 슐츠 박물관이 있다. 샌타로자는 찰스 슐츠가 1969년 부터 사망하기 전까지 만화를 그리며 생활했던 장소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샌타로자로 이동하기 위해 지도를 보다가 Pebble Beach 라는 곳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위치한 해변 지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Pebble Beach는 빈스 과랄디 트리오가 연주한 피너츠 음악의 곡명이기도 한데, 이 곳 해변 지명을 따 와서 이름과 음악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https://youtu.be/_4b8LDCF4LI?list=PL887
Snoopy for President 라는 전시가 인상적이었는데, 예전부터 스누피를 대통령으로 뽑자는 캠페인이 있어 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관련 전시물 외에도 관람객이 직접 스누피 캐릭터를 투표 용지에 뽑고 선거인증으로 타투 스티커를 선물 받는 체험 행사도 있었는데, 어린이들의 대통령 선거 교육에 좋은 프로그램 처럼 보였다. 미국 대선이 며칠 안남은 시점이라서 더 특별하게 의미가 와 닿았던 전시이다. 그러고보면 라이너스가 학생회장으로 뽑히는 에피소드인 You're Not Elected, Charlie Brown 도 대통령 선거의 축소판 같다.
1968년도에 The Royal Guardsmen이 Snoopy For President라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ddHVitk7KA
찰스 슐츠가 작업했던 공간과 서재를 재현한 공간도 있었는데, 서재 안에서 베토벤의 콜렉션으로 가득찬 섹션을 보면서 왜 슈로더가 베토벤의 열혈팬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빈스 과랄디의 재즈음악으로이루어진 피너츠 OST
피너츠는 그 동안 수십 차례 이상 TV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극장판, 뮤지컬 등 다양하게 각색되어 인기를 얻었다. 특히 매년 추수감사절, 성탄절마다 방영된 TV 특집판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원작 만화 못잖게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 인기의 중심에는 슐츠가 만들어낸 캐릭터 외에도 빈스과랄디 재즈 음악의 힘이 크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가 출신 양아버지의 영향으로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던 빈스 과랄디는 1950년 6.25 한국전쟁에 군인으로 참전하기도 했던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만화가 찰스 슐츠와 그의 인기 작품 피너츠를 소재로 제작중이던 A Boy Named Charlie Brown 의 프로듀서가 빈스 과랄디를 음악가로 섭외했다. 'Linus and Lucy', 'Baseball Theme'을 비롯한 총 9곡을 모은 음반이 발매되었고 이 수록곡들은 후일 제작되는 각종 찰리 브라운 & 스누피 관련 TV 및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삽입곡으로 계속 쓰이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1LUXQWzCno
단편 애니메이션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65년 12월 9일에 CBS 방송국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방영된 찰리 브라운의 크리스마스(A Charlie Brown Christmas)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12월 성탄 무렵 방영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8J4x8OIkDL8
오늘 10월 31일은 미국 할로윈 데이이다. 1966년 처음 방영되었던 할로윈 데이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It's the Great Pumpkin, Charlie Brown이 올해로 50주년이 된다. 할로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미국 축제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피너츠에서 모두 다루었기 때문에 미국 문화에 대해서 피너츠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만나 볼 수 있다.
피너츠의 평범한 아이들이 보여주는 일상은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놓칠 수 밖에 없던 사소함의 가치를 상기시켜주는역할을 한다. 일상 속 작은 발견을 통해 현실을 좀 더 따뜻하게 생각해 보는 것. 피너츠가 주는 즐거움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https://www.youtube.com/watch?v=_iK9PLdVXK4
행복
행복은 연필을 찾는 것
비밀을 아는 것
시간을 이야기해 주는 것
행복은 휘파람 부는 법을 배우는 것
새 신발을 신어보는 것
학교 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하는 것
그리고 행복은 손잡고 걷는 것
행복은 두 가지 아이스크림
소시지가 곁들여진 피자
나무에 오르는 것
행복은 다섯 가지 색의 크레파스
반딧불을 잡는 것
그를 다시 놓아 주는 것
행복은 때로 혼자 있는 것
행복은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
행복은 아침과 오후, 낮과 밤
행복은 당신에게 사랑 받는 보든 사람, 모든 것을 위한 것
행복은 누나가 있는 것
샌드위치를 나눠먹는 것
함께 하는 것
행복은 하루 종일 함께 노래 부르는 것
함께 노래 부를 누군가가 있다는 것
행복은 아침과 오후, 낮과 밤
행복은 당신에게 사랑 받는 모든 사람, 모든 것을 위한 것
넌 좋은 녀석이야, 찰리 브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