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on - Where soul lives
조지아주의 중심이 어디냐고 묻는 다면 가장 큰 도시인 애틀란타를 일반적으로 생각하겠지만, 지리학적으로 조지아 주의 가운데에 위치하기 때문에 'the Heart of Georgia' 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작은 도시가 있다. 소울이 살아있는 (Where soul lives) 도시, 메이컨 (Macon)이다.
메이컨에 대해 처음 알게 된것은 '미국 음악 여행'이라는 테마로 과연 사람들이 어디를 찾을까 찾아보다가 한국에서의 여행 패키지 상품 중에 메이컨을 포함시키는 것을 보고 흥미를 갖게 되었다. 뉴올리언즈나 내쉬빌 같은 음악 도시에 비하면 정말 알려지지 않은 도시인데, 어떤 의미에서 음악 여행 도시가 되었을까? 또한 수업 프로젝트로 미국 소울 음악에 대해 리서치 하다가 우연히 메이컨에 '조지아 음악의 전당'이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왜 조지아주의 음악의 전당이 메이컨에 있을까? 그리고 메이컨주의 홈페이지를 찾아가보더라도 이 작은 도시가 음악을 관광상품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신기한건 올맨 브라더스의 발자취가 메이컨에 많이 남아있는대도 서던락 보다는 소울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서던락의 도시보다는 소울의 도시라는 걸 더 관광정책의 슬로건으로 더 내세운다고 할까.
따라서 음악팬으로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도시가 바로 메이컨이었다. 하루면 둘러보는데 충분한 작은 도시, 하지만 락과 소울 음악의 팬들은 음악 관련된 명소를 찾아보며 즐거워 할 수 있는 도시이다.
메이컨의 가장 유명한 음악관련 박물관은 올맨브라더스 뮤지엄이다. 뮤지엄에 가면, 메이컨에 있는 올맨브라더스 관련된 장소를 셀프 가이드 할 수 있는 지도를 한장씩 나눠준다. Rose Hill Cemetery에서의 듀언 올맨과 베리 오크리의 무덤 위치까지 표시되어있다. 뮤지엄의 규모도 큰 편이지만, 가정집을 개조해서 아늑한 느낌이 드는 분위기가 무척 이색적인 장소이다.
메이컨에서의 소울 음악하면, 가장 대표적인 음악가가 바로 소울의 왕(King of Soul) 이라고 불리웠던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이다. 1960년대 사회 상황과 흑인인권을 대변해주는 곡들도 많이 남겼을 뿐만 아니라 오티스의 곡들은 롤링 스톤즈가 Satisfaction, 아레사 프랭클린이 Respect 를 리메이크해서 히트시키기도 하였다. 당시 그는 백인 팝 팬들에게까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말 그대로 슈퍼스타였다고 한다.
하지만 1967년도 27살의 나이로 순회공연하기 위해 탑승한 비행기 추락사하게 되고 짧은 그의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비행기 사고 나기 며칠전에 녹음했던 곡인 (Sittin'on) The Dock of the Bay 는 그의 사후 앨범으로 발표된 후 큰 사랑을 얻으며 그를 대표하는 명곡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rTVjnBo96Ug
그의 음악을 들어보면 The Dock Of The Bay 처럼 편안하게 멜로디를 즐길 수 있는 부드럽고 스윗한 창법에서 부터 가스펠 느낌의 샤우팅이 잘 묻어 나오는 I've Been Loving You Too Long, 강한 락앤롤 느낌의 Satisfaction, 펑키리듬과 랩적인 보컬이 느껴지는 Trump 등 굉장히 오티스 레딩의 음악의 폭이 상당히 넓다는걸 알 수 있다. 그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엘비스를 능가하는 수퍼 스타가 되었을 거라는 평도 있을 정도이다.
오티스 레딩이 처음 음악활동을 시작한 도시가 바로 메이컨이었고, 사후 장레식이 치루어진 곳도 메이컨이기 때문에 오티스 레딩과 메이컨의 인연은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메이컨의 거리에서 오티스 레딩관련 전시와 행사 기획을 하는 오티스 레딩 재단을 찾아 볼 수 있었다.
Macon에서 남부출신 음악가와 유명인사들의 이름을 딴 음식을 먹어 볼 수 있는 이색 음식점이 있다. 바로 Rookery인데, 에피타이저를 Opening Acts, 메인음식을 Main Stage, Headliners 라고 작명한 센스가 돋보인다. 지미 카터 쉐이크와 올맨 버거를 맛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자세히 설명을 읽어보면 뮤지션의 특징을 음식 재료에도 반영시킨것이 흥미롭다. 예를 들어 올맨 버거에는 버섯(머쉬롬)이 들어가는데, 올맨 브라더스 밴드가 앨범 쟈켓등에 버섯 모양의 로고를 많이 사용했었다.
조지아 뮤직의 전당이 있었던 건물은 수년전에 폐쇄되고 조지아 스포츠 전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 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음악 관련 전시도 볼 수 있는 Tubman Museum을 찾았다. 터만 박물관은 흑인 노예였다가 도망친 후 다른 수많은 흑인 노예들의 해방에 도움을 줬다는 Tubman이라는 흑인 여성의 이름을 따온 뮤지엄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African American의 예술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메이컨 출신의 음악가로 투티 프루티(Tutti Frutti)라는 유명한 락앤롤 곡을 남긴 리틀 리차드(Little Richard)가 사용한 피아노를 터만 박물관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피아노를 건드리지 마시오. 건드리면 리틀 리차드가 알아챌거다"라고 써붙인 종이가 위트있게 느껴졌다.
오티스 레딩의 사진전도 있었지만 전시관 내 사진 촬영이 불가능 한 관계로 복도에서 찍은 조지아를 대표하는 음악가 소개 포스터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1921년부터 70년대까지 수많은 공연이 있었던 더글라스 극장을 찾았다. 극장 앞에 Douglas Walk of Fame이라고 제임스 브라운을 비롯한 몇몇 음악가들의 이름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메이컨을 돌아보면서 메이컨을 대표하는 뮤지션인 올맨 브라더스 밴드와 오티스 레딩 모두 젊은 나이에 사고사 하였으니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쉬움이 큰 만큼 짧지만 불꽃처럼 살아간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음악의 위대함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