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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Apr 15. 2017

롤링스톤즈 Exhibitionism

NYC - Exhibitionism

뉴욕을 방문하고 있었던 기간에 롤링스톤즈의 대규모 해외 순회 전시가 런던에 이어 두번째로 뉴욕에서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외에서는 대중 음악가와 관련된 전시가 풍성하게 열리곤 하는데, 특히 런던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에서는 데이빗 보위 전시가 몇해전 열린적 있었고 핑크 플로이드의 전시도 5월에 열린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나훈아 전시가 개최된다고 봐야할까? 아무튼 뛰어난 음악가를 넘어서 종합적인 예술가로 시대의 아이콘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아야만 콘텐츠적으로 대규모 전시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롤링스톤즈는 4년전쯤 런던에서 사진전으로는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Exhibitionism의 전시 광고를 우연히 보고 내용을 찾아보니 롤링스톤즈 팬이 아니라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즐길거리가 많다는 생각이 들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순회이다 보니 언젠가 서울에서 개최될수도 있지만 아닐수도 있지 않은가.


우리 나라에서는 롤링스톤즈가 비틀즈에 비해 인지도가 낮지만 락의 역사를 살펴보면 롤링스톤즈의 영향력은 비틀즈와 대등할 정도로 대단했다. 비틀즈가 착한 소년들 컨셉이었다면 롤링스톤즈는 악동 이미지로 폭발적인 대중의 인기를 누렸다. 정말로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은 비틀즈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서 아직까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점이다.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었어도 여전히 혈기 넘치는 젊은 형님들 밴드이다.


전시는 표를 구매하면서 관람시간을 함께 예약하게 되어있다.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전시의 경우 전시 시간을 미리 정해서 알려주는 경우를 해외에서는 많이 보았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언제 들어갈지도 모른채 대기시간을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생각이다.


롤링스톤즈의 특별전의 이름은 Exhibitionism이다. 우리말로 노출증이라는 의미로 사전적 해석도 가능하지만 거침없이 행동했던 롤링스톤즈의 이미지, 그리고 본 전시회에서 아낌없이 롤링스톤즈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중의적 표현이 아닐까한다.


전시가 열린 장소 근처에 이른바 메롱을 형상화한 롤링스톤즈의 아이콘을 대형 조형물로 만나볼 수 있었다. 혀를 전시가 열리는 국가의 국기로 데코레이션한게 유머러스하게 느껴졌다.



전시 입장 시간을 기다리면서 매표소 옆 기념품샵을 둘러보는데 혀모양의 베리에이션이 꽤 다양하다. 롤링스톤즈의 아이콘 형태는 유지하면서 각국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를 해주는 느낌이다. 입술과 혀모양의 이 로고가 주는 힘은 정말 강력하다. 에로틱하며 강하고, 장난스러우면서 재미있다. 기괴하면서도 친근하며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도 있지 않은가.



이 로고를 나도 믹 재거의 두툼한 입술에서 따왔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전시 내용 중 로고에 대한 디자이너의 자세한 설명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원래는 Kali라는 힌두 여신의 이미지에서 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Kali의 이미지를 찾아보니 무시무시한 폭력성이 느껴지는데, 혀를 내민 기묘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힌두교 Kali 여신의 이미지. 해골로 만들어진 목걸이와 사람손으로 만든 치마를 입고있다.


롤링스톤즈 로고에 대한 John Pasche의 설명


전시 내용은 롤링스톤즈의 악기와 가사 노트와 같은 기본 소장품 외에 공연과 앨범 작업을 위해 사용되었던 포스터, 여러가지 아트 워크, 무대 디자인과 의상 등 다채롭게 구성되어있었다. 특히 1960년대 밴드 멤버들이 생활한 공간에 대한 재현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




전시는 3D안경을 쓰고 롤링스톤즈의 공연실황을 감상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보고, 듣고, 즐기는 인터렉션이 풍성했던 전시였다. 우리는 음악가와 음악 그 자체로 직접적인 만남을 갖지만, 사실 음악이 팬과 만나기까지 거쳐야 하는 다양한 프로세스를 거친다. 보여지는 전시물로부터 수많은 스텝과 사람들의 협업, 아티스트를 위한 또다른 아티스트들의 장인정신 등이 느껴졌다.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찾아보니 현재는 시카고에서 전시 중이고, 2018년도에 시드니 전시가 확정되어 있는 듯 하다. 롤링스톤즈의 전시는 팝과 락음악을 사랑하는 전세계의 팬이 있는한 시간과 장소의 구분 없이 계속 떠돌아다녀도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컨텐츠라는 생각이다.


http://www.stonesexhibitioni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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