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 Records and Rebels 1966-1970
내 생애 첫 자유 여행지는 런던이었다. 퀸,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블러에 이르기까지 20대때 좋아했던 거의 모든 밴드가 영국 출신이었다. 처음으로 런던을 방문했을 때 브리티쉬 록밴드 퀸과 관련된 장소를 찾아 다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퀸 노래로 만들어진 뮤지컬 We Will Rock You, 퀸이 공연을 했던 Hyde Park 와 Wembley Stadium, 프레디 머큐리가 생전 마지막으로 살았던 Garden Lodge..
거리 곳곳에서 유명 음악가들의 발자취를 만나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음악에 대한 영국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대형 콘서트처럼 진행되었던 2012년 영국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을 기억해보자.
런던에 방문할 때 마다 음악에 관련된 전시를 항상 만나보게 된다. 이번 방문에서는 V&A 뮤지엄에서 "You Say You Want a Revolution? Records and Rebels 1966-1970" 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 중이었다. 1966년부터 1970년까지 5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혁명(Revolution)이라고 명칭하다니 굉장한 향수와 자부심이 느껴지는 파격적인 접근이었다.
표를 사고 들어가는 전시장 입구로 들어서니 젠하이저 헤드폰을 하나씩 나누어준다. 음악이 흐르는 전시, 관람객들은 어떤 음악이 나올지 호기심을 한가득 안고 전시장을 들어서게 된다.
가장 처음 보이는 설명은 벽면에 적혀있는 Revolution에 대한 옥스포드 사전의 정의. 그리고 왜 1966~1970 년도에 포커싱을 맞추었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현존하는 구조를 버리고 새로움을 만들어 갔던,
핵전쟁과 공산주의, 경제성장, 인구성장, 수많은 논쟁을 만들었던,
젊은이가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나갔던,
결국 더 나은 삶으로의 추구하였던,
바로 1966~1970년은 오늘날의 세계와 내일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한 듯 1960년대 중후반 시절의 음악 소개 뿐만 아니라 그 음악이 탄생할 수 밖에 없었던 정치 사회적 이슈와 패션, 소비 트렌드 등 그 당시의 이슈들을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었다.
1960년대는 비틀즈와 롤링스톤즈와 같은 영국 출신 아티스트의 음악이 세계 각지에서 흥행에 성공하여 British Invasion이 있었던 때이기도 하다. 사회적, 예술적으로 거대한 격변이 일어났던 이 시절, Time지는 런던을 The Swinging City 라고 부르기도 했다.
최근 우리는 얼마나 큰 과도기를 겪었는가. 수 많은 테러와 경제 침체, 양분화 되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한국 대통령의 탄핵과 같은 정치적 혼란, 난민 문제와 전쟁 등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 많은 변화 속에서 앞날을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은 간직하고 싶은 오늘 날.
1966~1970년은 과거이지만, 충분히 오늘날과 미래를 조망해볼 수 있는 시간일 것이다.
https://www.vam.ac.uk/exhibitions/you-say-you-want-a-revolution-records-and-rebels-196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