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phis - Blues City
흑인 (African American) 음악가들의 Soul이 가장 느껴지는 근원이 느껴지는 음악 쟝르는 단연 블루스가 아닐까. 멤피스에서 블루스가 발달한 이유는 미시시피강을 따라 면화농업이 발달했고, 그에 따라 흑인 노예들도 많이 거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된 노동의 어려움을 음악으로 달래기 위한 일종의 노동요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Cotton seed blues, Cotton choppin blues 등 요즘과 다르게 초기 블루스 곡은 면화 작업과 연계된 제목이 많다. 초기 블루스를 미시시피 삼각주 지대때문에 델타 블루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브라이언 메이의 All the way from the Memphis라는 곡을 들으며 내슈빌에서 멤피스로 향한지 3시간, 어두워지는 거리사이로 피라미드 모양의 건물이 보인다. 이집트의 멤피스에서 도시명을 따왔기때문에 상징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내슈빌에서 파르테온을 봤던 것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조형물이다. 흑인과 아시아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내슈빌과는 달리 호텔에 들어서자 흑인 가족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미국은 방문하는 지역마다 인종 비율이 다르고, 그 도시의 느낌과 분위기도 그에 따라 많이 다르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통해 과연 내가 컨츄리 음악의 고향에서 블루스의 도시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멤피스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는 항상 음악이 멈추지 않고 수많은 노래에서 인용되곤했던 Beal Street 일 것이다. 호텔에서 빌 스트리로 가는 길, 전차길을 따라 걸으며 멤피스만의 고즈넉한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마침 Memphis Music Heritage Festival 이 열리고 있는 기간이라 거리 곳곳에서 가볍게 한손에 맥주를 들고 수많은 음악 공연을 관람해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Memphis Rock n Soul Museum 이다. 내슈빌처럼 멤피스에도 음악관련된 뮤지엄이 많다. 락앤소울 뮤지엄은 블루스, 소울 등 흑인 음악과 음악가를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 특히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시스템이 전시 장소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관심있는 음악을 바로 들어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락앤소울 뮤지엄 건너편에 Gibson 기타 건물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기타 만드는 공정을 투어로 제공한다는 정보를 듣고는 하루 전 미리 예약하였다. 투어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기타 샵에서 고가의 기타들도 시험삼아 연주해 볼 수 있다. 기타를 직접 만드는 공장 안으로 들어가서 설명을 듣기 때문에 일하고 있는 직원들도 만나 볼 수 있는데,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서 보안 안경을 착용하게 한다. 생각 보다 많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제작되고 있었고, 나무 먼지 가루가 여기 저기 날리는 험한 환경에서 여러 수작업을 거쳐야 비로서 하나의 멋진 기타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잇었다.
블루스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지만, 멤피스는 Birthplace of Rock n'Roll 로 유명하기도 하다. 락앤롤이 멤피스에서 유명하게 된 이유에는 Elvis Presley 가 살았던 집인 Graceland가 이곳에 있고 초기 락앤롤 히트 곡들이 Sun Studio 에서 많이 녹음 된 이유가 클 것이다.
Sun Studio 는 1950년 Sam Phillips가 1950년 멤피스에 설립한 스튜디오인데, Elvis Presley의 첫 노래가 이 곳에서 녹음 된 것으로 유명하다. 락앤롤 외에도 컨트리나 락 음악도 많이 녹음되었다. Elvis Presley, Jerry Lee Lewis, Johnny Cash, Carl Perkins 네 명의 유명 연주자가 한자리에 모여 즉흥 연주를 한 것으로 유명한 Million Dollar Quartet 도 바로 이 곳에서 녹음되었다. 4명의 뮤지션이 모두 그 당시 대단한 스타였기 때문에 '백만달러 쿼르텟'이라고 불리운다.
멤피스에 왔으면 꼭 와봐야 하는 장소로 National Civil Rights Museum이 있다. 이 곳은 마틴 루터 킹이 암살 당한 장소인 로레인 모텔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특이한 점은 뮤지엄이 본관과 별관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본관은 마틴 루터킹이 암살 당한 장소이고 별관은 암살자가 살인 하기 위해서 머물렀던 건물이다. 마틴 루터 킹이 살해당한 장소를 별관에서는 암살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인종 차별에 대한 운동이 가장 활발했었던 1950~60년대에는 음악이 바로 흑인들의 정체성과 흑인 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역할을 했다. 라디오의 발전을 통해 흑인 음악을 백인 청소년들이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흑인들의 음악으로만 여겨지던 블루스와 재즈, 소울 음악이 점차 인종을 초월하여 연주하고 즐기게 되었는데 인종을 넘어선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