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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Dec 02. 2017

너와 함께 했기에, 행복할 수 있었던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리뷰

십대시절,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그 굴곡지고 거친 시간동안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그 변화는 사춘기라는 말로 대변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신체적으로 성인으로서 변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나의 존재에 대해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된다. 지금의 나는? 앞으로의 나는? 나와 친구의 관계는? 

물리적으로 학교라는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었지만 학교밖 일탈을 꿈꾸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을 꾸었던 시절, 고민과 꿈을 함께 나누었던 친구들과의 시간들은 언제나 애틋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또 다른 자아처럼 느껴지도록 친밀했던 우리사이는 지금 어떠한가.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영화 제목과 포스터 이미지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이 십대 소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갈등을 그린 영화이다. 모범생인 칠월과 자유분방한 안생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있지만 우연한 기회로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된다. 그리고 가명이라는 같은 반 남학생을 동시에 좋아하게 된다. 


전반적인 스토리만으로 보면 두 여자가 한명의 남자를 좋아하면서 우정이 흔들리게 되는, 무척 진부한 소재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사랑과 우정사이의 갈등으로 구성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된 삶과 자유분방한 삶이라는 두개의 라이프 스타일을 두 여성의 캐릭터로 대변하면서 서로 다른 삶에 대한 소망과 욕구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칠월은 좋은 부모님과 착한 남자친구도 있고,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에 진학하고 취업도 바로 한다. 반면 안생은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와의 관계도 좋지 않으며, 대학진학보다는 기술학교를 선택하고 히피나 집시처럼 자유롭게 유랑하며 즐기고 모험하는 생활을 한다. 칠월과 안생 모두 자신의 삶에 조금씩 지루함과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서, 단짝 친구의 삶을 동경하게 된다. 마치 왕자와 거지 처럼 그녀들의 인생은 서로 조금씩 뒤바뀌게 된다. 


이 영화는 2016년 금마장에서 공동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두 여배우의 호연으로 자연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칠월과 안생 캐릭터는 관객으로 하여금 추억 속 소울메이트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그녀들의 웃음과 울음, 그 희노애락의 감정에 깊게 공감하고 오랫도록 기억에 남는다.  


서로를 사랑한만큼, 갈등으로 인한 상처도 컸지만 불안하고 힘들어던 시절에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함께 했던 친구와의 함께 웃고 울던 순간들 때문이다. 빛나는 그 시절, 너를 만났다. 아니, 너를 만났기 때문에 그 시절이 빛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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