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리뷰
'신과 함께'가 영화로 개봉한다는 소식에 먼저 만화책을 떠올렸다. 한국적인 무속신앙과 저승관을 현대적인 상상력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던 그 웹툰! 이제는 선함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닌 세상이다. 하지만 신과 함께는 '선함'이 어수룩 할 정도로 답답하여도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풀어나간다. '착하게 살아야 겠다' 가 만화를 읽고 난 후의 느낌이었다.
영화 '신과 함께'는 만화와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우선 만화가 굉장히 현실적인 느낌으로 수수하게 저승세계를 담았다면, 영화는 마치 3D 게임을 보는 듯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효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냈다. 영화 '신과 함께'는 만화에서 다수의 캐릭터가 맡았던 역할을 한명에게 응축시키면서 만화에서의 긴 스토리를 영화에서 짧게 풀어내는 방식을 취한다. 소방관 자홍이 죽자마자 7개의 재판이 롤러코스터 타듯 쉼 없이 펼쳐지고, 재판을 통해 자홍의 과거가 하나 둘 밝혀진다. 만화를 보면서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면서 천천히 감동을 느꼈다면, 영화에서는 화려한 볼거리와 쉴새 없이 밝혀지는 지홍 가족의 에피소드가 마지막에 애잔한 모성애로 귀결된다. 원작과는 다른 톤과 매너로 시각화 한 점이 오히려 영화만의 차별요소로 느껴진다. 이세상에서 볼 수 없는 저 세상을 테마파크 처럼 둘러 보는 느낌. 특히 명배우들의 출연이 많은 만큼 캐릭터들의 특징들이 잘 살아있다.
심판이라는 명명하의 죽음의 세계를 보면, 결국 어떤 삶을 살았는지가 다시 회자된다. 우리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현실과는 다른 세상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결국 죽음 또한 삶의 거울처럼 다시 반복되고 살아있을 때의 행동들이 죽음 세계 또한 영향을 미친다. 이승과 저승이 서로 이분화 될 수 없는 뫼비우스 띠처럼 반복된다. 또한 똑같은 일인데도 관점에 따라 선과 악으로 구분된다.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사실은 없어보인다.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진정한 의미는, 삶과의 단절이 아니라 현재 살아가는 지금 삶에 대한 더 큰 애정을 오히려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