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더> 리뷰
얼굴이 남과 다르게 태어났기 때문에 밖으로 나갈 때는 항상 헬멧을 쓰고 나가던 소년 어기. 남들의 시선때문에 가정학습을 해왔지만 이제는 학교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어기의 부모님은 어기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로 결정한다.
영화 <원더>의 주인공은 분명 어기이지만, 영화의 스토리는 어기와 관계를 맺는 가족과 친구의 관점으로 화자를 바꾸어가며 진행된다. 같은 사건이더라도 누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지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된다. 특히 모든 가족들이 어기만을 챙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어기 누나 '비아'의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다르게 생긴 외모 때문에 슬픈 소년의 입장뿐만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슬픔, 친구의 오해와 우정을 보다 폭 넓게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외모가 다르다는 사실을 어기는 스스로 느끼기 보다는 남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느낀다. 차별은 그 대상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대상을 둘러싼 우리의 시선이 너무 편협적으로 고정되어 있어서가 아닐까. 아름다움의 기준도, 다르다는 것의 정의도 상대적일 수 있는데 미디어의 고정된 관념에 뇌쇄되어버린채 똑같은 생김새와 차림새가 아니면 배타적인 태도로 변신한다. 누구나 생김새가 조금씩 다른 것 처럼 어기의 얼굴 또한 그런 사람의 특징일 뿐이다.
어기 스스로가 씩씩하게 차별과 맞서고, 가족들이 어기에게 용기를 주는 말들은 사실 어기뿐만 아니라 자존감을 지켜야 하는 우리에게도 큰 희망과 위안이 된다.
"상대가 유치한 행동을 하면 너는 어른스럽게 대해주렴."
"넌 이상하지 않아, 내가 너의 엄마니까 더욱 내 의견이 중요해."
"엄마가 말씀하셨다. 지금 있는 자리가 싫다면 지금 있고 싶은 곳을 상상해라."
"돋보이는 것들은 잘 섞이지 못해."
또한 어기에 대한 차별이 다름에 대한 이해와 어기의 용기와 재능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선과 태도가 바뀌어야 된다는 점을 감독은 대사를 통해 강조한다.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할 땐 친절함을 선택하라."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라."
"외모는 바꿀 수 없어요. 그러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죠."
"위대한 사람은 센 사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싸울 용기를 불어 넣는 사람이다."
<원더>는 소외된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사회적 캠페인으로 확장시켰다. 원작자 R. J. 팔라시오는 원작 도서 출간과 함께 ‘친절을 선택하라 캠페인(Choose Kind Movement)’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차별과 편견을 버리고 타인에게 베푸는 아주 작은 친절함부터 행동에 옮기자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은 “원작에서 가장 날 끌어당겼던 부분은 내가 한 모든 선택이 나를 만든다는 것이었다"라며 자신의 선택으로 달라질 수 있는 자신의 모습과 세상에 대해 주목했다. 개인의 감성적인 스토리를 넘어서, 친절함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운동으로의 확산이 바로 영화 <원더>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한편으로는, 영화 어기가 남들과 다른 외모를 제외하고는 행복의 모든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쉽게 사회에 적응한 것 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다. 사랑으로 어기를 돌봐주는 가족, 어기의 과학적 재능, 천진난만한 유머러스한 성격까지. 하지만 누구나 모든 것을 갖고 있지도, 안 갖고 있지도 않다. 자신에게 없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슬픔 보다는,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자. 스마프(SMAP)의 노랫말처럼 우리 모두는 세계에 하나뿐인 꽃이니까.
"너는 원더(경이로움) 그 자체야."
You really are a wonder.
https://www.youtube.com/watch?v=ngiK1gQKgK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