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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Jan 29. 2018

싸구려 무대 위 두 개의 희곡

영화 <원더 휠> 리뷰

맨해튼 근교에 위치한 코니 아일랜드. 조잡한 유원지이지만, 여름이 되면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이 곳에 사람들은 모여 저마다의 여흥을 즐긴다. 하지만 식당종업원 지니(케이트 윈슬렛)에게 코니 아일랜드는 머리만 지끈하게 만드는 곳일 뿐이다. 집에 들어와도 시끄러운 유원지의 소음은 멎을 줄을 모른다. 그녀의 생명의 은인이지만,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험티(짐 벨루시)와 불 지르는게 취미인 어린 아들은 그녀의 두통을 더 심하게 만든다. 


이런 그녀에게 단 하나의 탈출구가 되어주는 존재는 안전요원이자 문학도인 청년 믹키(저스틴 팀버레이크). 믹키를 통해 그녀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 꾸게 된면서 코니 아일랜드라는 무대 위에 한 편의 희곡이 올려진다. (비록 싸구려 불륜 드라마에 불과하겠지만.)


그러던 어느 날, 험티가 전처와 낳은 딸 캐롤라이나(주노 템플)이 이 부부 앞에 나타난다. 조직폭력배 두목인 전 남편으로부터 쫓겨다니는 캐롤라이나는 은신할 곳을 찾아 거의 의절했던 아버지를 다시 찾는다. 처음에는 화를 내던 험티도 캐롤라이나를 향한 부정을 숨길 수는 없었고, 그녀의 삶을 다시 올바른 궤도 위에 올려놓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캐롤라이나가 믹키와 마주친 날부터 다른 한 편의 희곡이 같은 무대 위에 올려진다.


두 개의 희곡이 교차하면서, 코니 아일랜드의 대관람차 ‘원더 휠'과 같이 이 무대 위 주인공들의 관계는 삐걱삐걱 돌아간다. 언제라도 나사가 풀려 떨어질 듯 위태스러워 보인지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지겹도록 돌아간다.


덧1.

티저 영상에서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낭만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지만, 이 영화를 로맨스로 기대하고 보면 실망이 클 것이다. 


덧2.

조금은 익숙치 않은 구조의 드라마지만, 우디 앨런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이야기가 꽤나 매끄럽게 흘러간다.


덧3.

케이트 윈슬렛은 더 이상 아름답게 보이기만을 바라는 배우가 아니다. 여자로서 숨기고 싶은 모습과 감정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에 박수를 치고 싶다.


덧4.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연기는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로맨틱하지만 결국은 가벼운 남자의 모습을 너무 잘 소화했다. 원래 그의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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