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봄소리 Mar 09. 2018

운수 좋은 날?   

영화 <로건럭키> 리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일확천금을 꿈꾼다. 운이 따라주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으로 로또를 산다. 복권을 사는 일과 금고를 터는 일은 온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 탕'과 관련된 욕망 그리고 '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복권이 수동적이라면 금고털이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한만큼 적극적인 행동이다. 



이혼남으로 보수 공사 인부로 일하는 형 지미 로건과 한쪽 손을 잃고 바텐더로 사는 동생 클라이드 로건은 한마디로 루저의 인생이다.  하루 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난 지미 로건은 우연히 레이싱 경기장의 돈이 지하 금고로 어떻게 모이는지 알게되고, 동생과 함께 레이싱 경기장날 금고 털이를 하기 위한 계획을 꾸민다. 주변사람들에게 운이 없기로 유명한 유명한 로건 가족. 이번에는 어떤 운이 작용할까?



지질한 인생의 로건 형제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러 사람과 협동하면서 금고 털이를 하는 과정이 무척 코믹스럽고 재밌다. 화려한 캐스팅과 유쾌함이 가득한 케이퍼 무비  ‘오션스’ 시리즈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작품인만큼 '오션스'와 유사한 스타일과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로건럭키의 외모, 경제, 사회적으로도 하류 인생의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로부터 화려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다. 극의 캐릭터를 보면서 배우의 이름을 잊게 할 수 있다면 정말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로건럭키의 캐릭터들이 딱 그렇다. 



그들의 운 또한 영화의 스토리를 해석하기에 따라 좋게 보이기도, 안 좋게 보일 수도 있다. 스토리 중반 이후의 다시 관객으로 하여금 스토리를 거슬러 올라가 게 하는 반전의 매력도 갖고 있다. 주변에서는 내새울것이 없어도 형제지간의 우애, 그리고 지미 로건과 딸의 관계도 분명 큰 스토리라인 밖에 있는 주변부의 이야기지만 가족이라는 연결고리로 훈훈한 매력을 부른다. 금고털이를 위해 협력하는 사람들이 로건 가족과 뱅 형제, 즉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단순한 목적의식으로 타인끼리 협력하는 것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가족간의 신뢰와 묘한 애틋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금고털이를 하면서 동시간대에 일어나는 다른 장소의 사건들 - 레이싱 경기장의 스피디함, 금고털이 현장의 긴장감, 감옥에서 일어나는 소동의 유쾌함이 믹스되어 펼쳐지는 것도 다차원적인 재미를 안겨준다. 


영화를 보고나면 결국 금고털이에 성공했냐, 안했냐가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는 꿈을 꾸었고, 노력했고, 적당한 순간에는 그만 둘 수도 있는 것이다. 같은 현상도 누가 주체인지,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운수 좋은날도 나쁜날도 될 수 있지 아니한가. 그리하여 로건 형제의 유쾌하고 진중한 금고털이 에피소드를 통해 한탕과 관련된 숨겨진 욕망을 대리 만족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의 작은 숲 찾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