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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Jun 04. 2018

꿈을 향해 전진하라

영화 <스탠바이, 웬디> 리뷰


우리는 어떻게 우주로의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을까? 지구에서의 삶만으로도 생활에는 문제가 없는데 말이다. 잘 알고 지내던 장소를 떠나 미지의 세계로의 출발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위험과 어려움을 무릅쓰고 계속해서 전진하게 만드는 원동력, 그것은 미래를 희망적으로 꿈꾸는 자들의 간절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자폐증이 있는 소녀 웬디의 홀로 떠나는 LA 여행기는 인류의 우주 착륙과 비슷한 도전과 용기가 필요했다. 영화 <스탠바이, 웬디>는 길들여진 일상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해나가는 웬디의 모험기이다. 


웬디의 일상은 개인 메모장에서 적은 지침대로 생활하도록 학습되어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 하기, 시외로 나가는 방향의 건널목은 절대 건너지 말것, 무슨일이 있으면 911에 전화할 것 등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기 위한 매뉴얼이다. 관찰과 보호라는 명분하에 자율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는 웬디는 스타트랙의 광팬으로 글쓰기를 무척 좋아한다. 스타트랙의 시나리오 공모전에 응모를 하고 싶으나 우편으로 원고를 보내기에는 마감시간에 맞추어 제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직접 LA에 있는 파라마운트 픽쳐스에 가서 제출하기로 결심한다. LA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그동안 무슨일이 있어도 건너지 말라고 했던 교차로를 건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타인의 보호와 감시에서 벗어나,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낯선 곳으로 꿈을 위해 웬디는 떠난다.  


분명 평범하지는 않지만, 다르기 때문에 특별한 웬디의 매력을 영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스타트랙의 대사와 캐릭터, 스타트렉의 언어인 클링온어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장면 등 웬디의 모험과 도전이 긴밀하게 스타트랙과 연결되는 부분적인 장면들은 공상과학적인 유쾌함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 영화의 원제목인 '플리즈 스탠바이'는 극중에서 자폐증 치료를 도와주는 선생님과 서로의 약속처럼 만든 단어이기도 하다. 웬디가 갑자기 정서가 예민해져 소리를 지르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려할 때 '조용히', '괜찮아', '아무일도 아냐'라는 뜻으로 다시 감정을 차분하기 위해 선생님은 '플리즈 스탠바이'를 반복해서 외친다. 마치 모든 것의 리셋버튼을 누르듯 말이다. '플리즈 스탠바이'는 웬디가 그동안 살아왔던 세상을 압축적으로 표현해준다. 예측불가한 환경을 최소화시켜서 감정적인 분출을 억제해야 하고, 행동방침에 따라서 하루하루의 일상이 정해졌었다.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였지만 웬디는 그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했었다. 남들이 규정지은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떠나는 모험은 위험하고 당황스러운 사건들이 예상치 않게 계속 펼쳐진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난관들을 하나하나 직접적으로 부딪혀 나가는 웬디의 모습에 그녀의 여정을 관찰하는 우리 또한 큰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 


"함장님, 논리적인 결론은 단 하나, 전진입니다. 
꿈을 위해 전진하는 모든이에게 장수와 번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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