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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Jun 30. 2018

아픔과 이해를 통한 성장기

영화 <여중생A> 리뷰


우리는 누구나 왕따가 될 수 있다. 

왕따를 당하는 사람은 특별한 문제가 있는 걸까? 누군가를 배척한다는 것은 나와 너의 편을 가르는 것이다. 내가 속하지 않는 집단에 있는 상대방을 강하게 부정하거나 괴롭힐수록, 내가 속한 집단의 유대감과 소속감이 강해진다. 따돌림을 하는 행위에도 큰 동기가 있지는 않다. 그냥 반응이 재밌어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정도이다. 즉 누구든지 따돌림을 할수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중생 미래는 학교에서는 집단 따돌림을, 가정에서는 아빠로부터 폭력에 시달린다. 글쓰기와 게임을 좋아하는 조용한 소녀이지만 그저 공간속의 존재자체로 핍박과 괴롭힘을 받는 삶 자체가 괴롭다. 미래가 꿈꾸는 것은 평범한 여중생의 일상이다. 현실에 지친 미래는 자살을 생각하게 되고, 게임속에서 친하게 지냈던 재희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가게 된다. 그리고 재희로부터 죽기 전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실천해보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여중생A는 청춘의 낭만보다는 따돌림, 가정폭력, 첫사랑의 어긋남, 친구와의 갈등, 자살에 대한 고민 등 청소년기에 생각해보았을 법한 어두운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따돌림의 대상이 미래에서 백합으로 바뀐후에 고민하는 미래의 태도가 인상적인데, 집단 따돌림에서 벗어난 미래가 예전에 큰 배신감을 느꼈던 백합에 대해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꾸어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이 무척 따뜻하게 느껴졌다. 재희가 떠나면서 미래에게 준 편지, "힘들땐 울어도 돼"라는 메시지를 읽고 펑펑 우는 미래. 청춘의 아픔을 통해 성장하는 여중생 미래의 모습을 응원하게 된다. 


미래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누구나 떠올릴 수 있을 법한 기억들이다. 쉽게 공감하고 잔잔한 치유와 감동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속 세계에 대한 표현이라던지 학교 선생님의 식물사랑에 대한 유머코드, 10대 배우들의 연기가 단조롭다. 영화적 상상력을 더 표현했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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