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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Jul 28. 2018

늑대로 불린 인간병기

영화 <인랑> 리뷰


일본 애니메이션 '인랑'이 김지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무척 반가웠다. 화려한 캐스팅 그리고 강렬한 포스터 이미지 등 인랑은 호기심을 얻기 충분한 요소들이 많았다. 명망있는 SF 애니메이션을 극화로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전투 투구를 비롯하여 서울의 차가운 도시 풍경들, 한씬 한씬이 공들여서 디테일하게 작업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쥬얼적으로는 화려하고 인상적이었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아쉬움이 크다. 비쥬얼 적인 완성도가 높은 만큼, 조금만 더 스토리적으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면 훌륭한 작품이 되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잔상처럼 남는다.


근미래의 정부와 반정부의 싸움을 다루고 있는데 총알로 서로 대결한다. 시대가 60-70년대라면 이해할만한 폭력 시위이지만 촛불시위로 평화 투쟁을 하고 있는 요즘과 같은 때에 이와 같은 시대를 역설하는 폭력시위가 자연스럽지 않다. 남녀 주인공의 뜬금없는 로맨스는 너무 영화처럼 전개되어서 현실감이 상실되어버렸다. 즉 전혀 저 두사람이 왜 좋아했는지에 대한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오히려 극의 몰입감을 방해하는 낯선 요소로 작용한다. 공안부, 섹트, 특기대의 삼자 대결 구도도 그들이 싸우는 이유가 설득력있는 설정은 아니다.


화려한 기동부대의 액션과 장면장면의 잘 구성된 화면 미학이 있음에도 영화를 본 후 쓸쓸한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마치 인랑 - 늑대로 불린 인간병기라는 부재가 주는 메타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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