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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Nov 17. 2018

삶이라는 운명의 이유  

영화 <베일리 어게인> 리뷰


아무도 삶의 시작을 선택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의 가족으로 태어나 살아 가고 있는 기억의 단편이 의식의 첫 순간이다. 언제 어떻게 왜 내가 바로 이곳에서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났는지 알 수 없다. 그냥 어느 순간 주어진 운명으로 삶을 받아들이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강아지 베일리 역시도 마찬가지다. '어랏, 여긴 어디지?' 어느 순간 형제들과 함께 어미개의 젖을 빨고 있었고 그렇게 삶과 기억이 시작된다. 소년 이든을 만나게 되면서 이든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항상 함께 하게 된다. 하지만 개의 수명은 인간에 비해 짧다. 이든이 청년이 되어 첫사랑과의 슬픈 이별을 간직한채 농장일을 배우는 학교에 가 있는 동안, 베일리는 수명이 다해 죽게 된다. 하지만 베일리의 삶을 계속된다. 또 다른 종류의 개로 다른 가족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두번, 세번 서로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베일리 어게인>의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따뜻함과 감동이 있다. 수십년 동안 가족의 일부로서 생활한 반려 동물이 노화되어 아프거나 세상을 떠나게 되어 슬퍼하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개와 사람의 시간은 그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이별이 반드시 찾아오게 된다. 하지만 개가 계속 태어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수십년이 흘러 환생한 개로서 다시 예전의 가족을 만났을 때 개가 기억한다면, 어떻게 가족에게 예전에 함께 했던 개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죽음을 끝으로서 받아들이지 않고 시작이라는 상상력으로 풀어나가는 매력이 이 영화에 있다. 개의 입장에서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기도 하고, 나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베일리는 우리가 던지는 인생과 행복의 의미에 대한 질문과 비슷하다. 


삶의 시작은 운명이었지만 어떤 삶을 살고 그 의미를 무엇이라고 정의할지는 우리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다.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베일리는 '즐겁게 오늘을 살자'에 그 의미를 찾는다. 베일리가 찾는 삶의 의미를, 우리는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5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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