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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Dec 02. 2018

God Save The Queen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후기 (단체대관) #5

"저희 단체 대관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정해졌다는데 알고 계세요?"

일년에 한번 있는 회사 단합행사가 투표를 통해 영화 관람으로 정해진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보헤미안 랩소디가 상영작이라니. 이거 반가워 해야 할 것 같으면서도, 단체 대관 상영작 확정에 영화관에서 사람들이 유료로 안 볼 것같다는 생각이 드니 좋은건지 나쁜건지 아리송해진다. 어쨋거나 나는 몇번이라도 재관람하고 싶은 영화인데다가 수많은 영화중에 보헤미안 랩소디가 선정된 것도 퀸 음악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어 흐믓했다.


그리고 며칠 뒤 인사팀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언니, 퀸 팬클럽 회장이었다는 얘기를 왜 했어." 회사 워크샵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퀸팬으로서 퀸 영화를 단체 관람을 함께해서 기대된다고 언급한적이 있었는데 그게 대표님 기억에 남으셨는지, 인사팀에게 영화 관람할때 무언가 이벤트를 나보고 하라는 말씀이 있으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건 뭥미.. 였지만 어차피 해야 한다면 무엇을 할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처음엔 영화 끝나고 일반적으로 하는 GV를 떠올렸다. 우리회사에 있는 영화 평론가 C님과 내가 함께 GV를 할까? 하지만 영화가 2시간이 넘어서 끝나는 시간에는 바로 점심시간이 넘는데 내가 관객이라도 빨리 밥먹으러 가고 싶지 행사에 시간을 뺏기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면 영화 시작 전에 무언가 해야 하는데 시작 전에는 15분 정도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혹시 커피 상품권 지원 되나요?"

커피 상품권을 상품으로 퀸과 관련된 퀴즈를 내면 퀸과 퀸 음악에 대한 소개도 하고, 상품권을 얻게되는 재미도 있을 듯 했다. 처음엔 힌트를 거의 다 주는 스피드 퀴즈 같은 주관식으로 생각하다가 빠른 진행을 위해 생존자가 30여명 남을때까지 o,x 퀴즈 형식을 내는 것으로 정리를 하였다.


혼자 진행하는 것보다 남, 여 공동 사회가 더 집중하기도 좋고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평론가 C님은 그날 행사에 다른 일로 참석을 안하신다고 한다. 그럼 회사에서 락앤롤 좋아하시는 분을 수소문해서 모시면 즐겁게 사회에 응해주지 않을까? 그런데 무엇보다 편하게 사회를 같이 하려면 평상시에 내가 잘 아는 분과 같이 하는게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옆에 앉아계신 영상 감독님이 떠올랐다. 영상 감독님은 단편 영화 제작도 하시는 분이라서 회사의 영화 관람 행사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분 아닌가!


그날 다른 행사가 있어서 영화도 못보신다고 언급하셨는데 그래도 오전 퀴즈 시간은 참석하실 수 있다고 흥쾌히  행사 진행을 오케이해주셨다.

"감독님, 내일 오실때 영화감독 컨셉으로 입구 오세요~ 저도 퀸 티셔츠 입구 올께요."


집에서 짝궁을 대상으로 퀴즈 리허설을 내보니, 생각보다 금방 틀린다. ㅠ.ㅠ 패자 부활전이 필요할것인가. 그리고 문제가 길면 요점을 파악하기 어려워서 짧게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문제를 내고, 내가 정답과 설명을 하는 식으로 진행을 했다. 사전에 문제를 짧게 읽어달라고 말씀드렸었는데,  감독님이 대본 그대로 읽어주셔서 예상대로 문제가 길면 사람들이 집중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퀴즈 행사는 잘 마무리 되었다. 회사 전체 직원에게 퀸의 음악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퀴즈 문제를 내면서 즐거웠었다. 퀸 덕분에 이런 새로운 경험을 또 하게 되었다.


행사 진행전까지 엠바고였던 o,x 퀴즈의 대본을 공개합니다. :)


알 . 스 . 신 . 퀸 .
알고 봐도 / 스포일러 없는 / 신비한 / 퀸에 대한 퀴즈

주의 사항 : 인터넷 검색 금지 , 오답이었는데도 정답인척 하지 말기 , 몰라도 알아도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는 피스 앤 러브 마음

1. 퀸의 멤버는 모두 3 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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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은 보컬 프레디 머큐리 , 기타 브라이언 메이 , 베이스 존 디콘 , 드럼 로저 테일러 이렇게 4 명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

2. 1975 년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앨범 <A Night at the Opera> 의 수록곡으로 , 앨범 발매 전 싱글로 선발매되어 영국 싱글 차트에서 9 주 연속 1 위를 차지하며 3 개월 만에 100 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곡은 < 위 아더 챔피언 >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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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의 제목과 같은 보헤미안 랩소디입니다 .

3.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메이는 17 세때 아버지와 함께 벽난로에 쓰였던 나무를 갖고 직접 전자 기타를 만들었고 이후 퀸 밴드에서도 사용하게 되는데요 . 이 기타의 이름은 레드 스페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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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스페셜은 벽난로에 쓰였던 100 년 묵은 마호가니 목재와 오크 나무로 바디와 넥을 제작했고 , 빨간 색이 특징입니다 .

4. 퀸 밴드의 로고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프레디 머큐리가 직접 디자인했는데요 . 프레디 머큐리는 멤버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로고로 표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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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의 별자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프레디 머큐리는 처녀자리 , 존디콘과 로저테일러는 사자자리 , 브라이언 메이는 게자리이고 , 각 상징물이 로고 디자인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

5. 오늘 O가 입고 오신 티셔츠는 퀸 앨범 중 JAZZ 앨범 쟈켓 디자인이 그려져 있는데요 . 이 앨범에서 가장 히트한 곡은 ‘Don’t Stop me now‘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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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스탑 미 나우는 제가 퀸을 처음 좋아할 때 뿅 반한 곡인데요 .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 자막이 나올 때 이 곡이 나오니 영화 크레딧이 올라가도 음악 감상해보세요 .

6.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스테파니 조앤 안젤리나 저머노타는 퀸의 히트곡 ' 라디오 가가 '(Radio Gaga) 에서 이름을 따와 ' 레이디 가가 '(Lady Gaga) 라는 가명을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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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가가는 ' 가가 ', ' 구구 ' 로저 테일러가 어린 아들의 옹알이를 보고 착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 레이디 가가의 2011 년 발표한 싱글 ' 유 앤 아이 '(You and I) 는 퀸의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가 피처링하는 등 존경하는 퀸과의 협업도 했습니다 .

7. 1970 년대 초 퀸 활동이 성공하면서 학업을 중단했다가 , 2007 년 10 월에 황도광에 대한 박사 논문을 완성하며 졸업 후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 총장으로도 지낸 퀸 멤버는 브라이언 메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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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음악 뿐만 아니라 천문학에 대한 지식과 열정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 덕분에 콘서트때는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아니라 닥터 브라이언 메이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

8. 런던의 파파라치들에게 시달렸던 프레디 머큐리는 마지막 음반작업을 오스트리아에 있는 몽트뢰라는 작은 호수 도시에서 녹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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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트뢰는 오스트리아가 아니라 스위스에 있는 도시 명입니다 .몽트뢰에는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이 세워져있는데요 . Made In Heaven 앨범 쟈켓의 배경 사진이 되기도 했습니다 .  

9. 아바의 노래로 이루어진 뮤지컬 ' 맘마미아 ' 처럼 , 퀸의 노래로 이루어진 뮤지컬이 있습니다 . 그 뮤지컬의 제목은 보헤미안 랩소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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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제목은 ‘ 위윌락유 ’ 이며 , 2002 년 5 월 14 일 런던 도미니온 씨어터에서 초연을 한 이후로 현재까지도 월드 투어 진행중입니다 . 우리나라에서도 2008 년 2 월에 성남아트센터에서 내한 공연을 한적이 있습니다 .

10. 퀸의 멤버는 내한 공연을 한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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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년 8 월 14 일 잠실에 위치한 서울종합운동장에서 ' 슈퍼소닉 페스티벌 2014' 를 통해 꿈에 그리던 퀸의 첫 내한공연이 이루어졌다 . 멤버 로저 테일러와 보컬 아담 램버트와 함께 출연해 열정적인 연주를 펼치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

영화가 시작할 때 20 세기 폭스사 로고와 함께 나오는 팡파레 음악은 퀸의 브라이언 메이가 기타를 잡고 연주한 음악입니다 .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퀸의 음악읕 통해 여러분이 잠시동안 힐링받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그럼 즐겁게 관람하세요 .


회사에서의 단체 관람 했던 에피소드을 마지막으로, 5번의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에 대한 씨리즈를 마무리한다. 글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자 퀸의 콘서트 마지막 퇴장시 흘러 나왔던 'God Save The Queen'이 떠오른다. 원래 영국 국가인 'God Save The Queen'은 A Night At The Opera 앨범에 수록된 연주곡이다. 나중에 베토벤또한 'God Save The Queen'주제에 의한 피아노 변주곡을 작곡한 걸 알고 내가 좋아하는 전혀다른 분야의 두 음악가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즐거워했었다.


보헤미안 랩소디 개봉 이후에 동네 작은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퀸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서, 영화를 통해 대중적으로 다시 조명 받는 인기의 힘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내가 10대에 퀸을 알았듯이, 또 다른 시간의 축에서 다른 10대가 퀸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그 언젠가 미래의 누군가도 과거의 누군가와 함께 퀸의 노래를 함께 부르겠지.


God Save The Queen,

God Save The Music,

God Save Us All.



https://www.youtube.com/watch?v=WNkNo3Wsp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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