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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Jan 15. 2019

자유를 찾아서

영화 <언더독> 리뷰

애완견의 생활은 평화롭지만 수동적이다. 먹고 자고 놀 수 있는 모든 환경이 인간에 의해 제공된다. 가족처럼 함께 지내던 인간으로부터 버림 받은 유기견은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영화 <언더독>은 산 속에 강아지 뭉치를 버리면서 시작된다. 주인이 던진 공을 주어물고 뭉치는 차를 타고 가 버린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다른 유기견과 만나면서 버려진 개의 삶은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투쟁임을 깨닫는다. 식당 종업원으로부터 음식을 얻기 위해 애교도 부려야 하고 개사냥꾼의 포획을 피해 항상 도망다녀야 한다. 야생 들개 밤이를 만나면서 인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사냥하고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재개발로 인해 보금자리를 일은 댕댕이들은 인간이 없는 자유의 땅을 찾아 모험을 시작한다.


<언더독>은 유기견이라는 소재를 뛰어 넘어 삶을 주어진 대로 살지 않고 스스로 개척하며 행복을 찾는 도전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언더독>은 사전적으로 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적은 약자를 뜻한다. 철저하게 아무것도 갖지 않은 언더독은 어떻게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갖추어진 상태에서는 혼자 있어도 상관없었지만 냉혹한 생존의 무대에서는 정보를 교환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고마운 존재다. 그리고 꿈과 희망은 그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용기를 갖고 도전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언더독>의 줄거리는 무척 단순하다. 하지만 다양한 개들의 개성있는 캐릭터와 따뜻한 정감이 넘치는 화풍, 그리고 잘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가 잘 조화되어 그것이 뻔한 감정이라도 훈훈하게 전달된다. 특히 한국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배경설정이 한국적인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더욱 더 잘 살린다. 동물을 쉽게 버리는 재개발 지역, 개농장을 운영하는 개사냥꾼, 식당 외국인 노동자, 휴전 중인 한반도의 정치적 배경까지 스토리라인 곳곳에 한국이기 때문에 더 쉽게 공감하고 친근한 풍경과 인물들이 나타난다.


행복을 위해, 자유를 찾아 떠나는 댕댕이의 모험은 단지 영화에서만의 이야기일까? 우리는 누구나 행복과 자유를 원한다. 하지만 그 실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얼마나 해보았던가. 스스로 언더독이라고 생각했을때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은 환경에서 무엇을 위해 도전할 수 있을 것인가. 뭉치의 모험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는 뭉치의 도전이 우리 모두가 은밀하게 갈구하고 있던 자유에의 용기를 의미하기 때문이 아닐까.


<마당을 나온 암탉> 감독이 6년의 제작 기간에 거쳐 만든 만큼 디테일하게 표현과 연출이 잘 된 장면이 많다. <언더독>이 척박한 한국 애니메이션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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