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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Han Mar 11. 2022

나는 원래 생선구이를 먹지 않았다

Sep. 3, 2019

식구는 기본적으로 함께 하는 끼니가 전제다. 두 사람이 식구가 되면 서재를 결혼시키듯 각자의 취향과 식습관이 반영된 식탁도 결혼시킨다. 다만, 식탁이 더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각자의 찬을 한 자리에 모아놓는 정도의 과정이 아니어서, 내가 아닌 상대가 좋아하는 음식도 기꺼이 내 입에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융화 과정에는 두 사람의 이해와 양보가 켜켜이 쌓이는 시간의 개념이 더해지는데, 나중에는 음식에 대한 선호가 바뀌어 강원도 사람이 홍어를 즐기는 단계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오, 부인!'


구워 먹는 건 육고기가 전부인 줄 알았던 내가, 생선이라면 회나 초밥처럼 날 것 아니면 별로 즐기지 않던 내가, 이렇게 맛있게 생선구이를 먹는 날이 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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