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각자의 생일 정도만 챙기기로 했다. 이런 결정은 결혼기념일에 서로의 선물 준비하는 부담을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대신 생일 하루는 값지고 좋은 선물을 하자는 의도다. 그래서 우리는 크리스마스에도, 무슨 무슨 데이에도 선물을 고민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말 아무런 준비도 안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남편이 좋아하는 초콜릿이나 아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꽃이 은근슬쩍 오간다. 결혼 후 두 번째로 맞은 발렌타인데이에도 물물교환이 이뤄졌다. 화이트데이의 개념이 없어 아내도 초콜릿을 사 왔다. 나보다 더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