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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Han Mar 16. 2022

내가 오늘도 달리는 이유

Sep. 6, 2019

좋아하던 바지의 단추가 잘 잠기지 않았다. 몸이 무거워졌다 싶었는데, 6kg 정도가 늘었다. 회사 입사 2개월 만에. 늘 일정한 핏과 몸무게를 자랑하던 나는 흠칫 놀랐다. 그래... 평소엔 간식을 즐기지 않았는데, 회사 탕비실에는 뜯어보고 싶은 포장의 과자가 많았다. 퇴근 후 저녁이라고 하기엔 야식에 가까운 식사도 잦았다. 이러다간 몸무게 앞자리 숫자가 바뀔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러닝화를 꺼내 신었다.

아내가 사준 이 러닝화를 신으면 괜히 더 뛰고 싶어졌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아파트에 딸린 체육관에서 러닝머신 위를 달렸고, 집 주변 공원 트랙 위를 달렸고, 평소 빵 사러 걷던 길을 달렸다. 어떤 의지를 품고 운동화를 사도 작심삼일인 경우가 허다하지만, 이 하얀 러닝화는 달랐다. 운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던 내게 달리는 습관이 생긴 것도 이 러닝화 이후다. 체력을 유지하려 달리고, 피곤해서 달리고, 몸이 뻐근해도 달린다.



"나는 여보가 운동 열심히 해서 참 좋더라"


아내의 이 말 한마디에 신이 나서 달리기도 한다. 뭐, 이유야 어쨌든 몸에 좋은 건 매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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